'9QS' 김선우, 천적 LG 상대 '설욕' 나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6.14 13: 29

"그 의견에는 나도 동감한다. 선발로서 퀄리티스타트는 기본 의무기 때문이다".
제 몫을 하는 동시에 승리까지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써니' 김선우가 3시즌 동안 자신에게 가장 많은 자책점을 안긴 LG 트윈스 타선을 상대로 설욕전에 나선다.
올 시즌 6승 4패 평균 자책점 3.80(14일 현재)을 기록하는 동시에 총 9번의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기준 3자책점 이하)로 류현진(한화, 12회), 봉중근(LG, 10회)에 이어 양현종(KIA)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는 김선우. 지난 2년 간 높은 피안타율과 평균 자책점으로 기복 있는 투구를 보였던 그는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선발진 주축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총 등판 기준 퀄리티스타트 비율이 69.2%로 전년도 27.6%(29번 등판/8회 QS 성공)에서 부쩍 높아졌다는 점은 팀 상황을 감안했을 때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계투 축이던 KILL 라인 중 맏형 이재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임태훈이 선발로 전환, 이들의 공백을 정재훈 혼자 도맡고 있어 계투층이 얇아졌음을 감안하면 김선우의 이닝 소화력 증대는 팀에도 반가운 일.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퇴출 위기를 벗어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라이언 사도스키(롯데)는 지난 5월 2일 KIA전서 7⅓이닝 5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때문에 주변에서 '1승이 아쉽지 않은가'라는 질문이 빗발치기도. 그에 대해 사도스키는 "승리보다 기본 임무인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며 복불복과도 같은 승리에 중점을 두기보다 제 임무에 더욱 포커스를 맞췄다.
김선우에게 사도스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도 사도스키의 의견에 공감한다"라며 말을 덧붙였다.
"알려졌다시피 메이저리그는 국내 리그보다 단순한 승리에 치중하기보다는 퀄리티스타트 횟수나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등에 중점을 둔다. 선발투수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경기를 이끌고 만들어갔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아닌가. 나 또한 더욱 효과적으로 경기를 이끌고 싶은 것이 사실이고 퀄리티스타트 횟수가 예년에 비해 많은 데 대해서는 스스로도 기분이 좋다".
10여년 간의 미국 외유를 마치고 2008년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선우의 3시즌 동안 LG전 성적은 2승 4패 평균 자책점 6.20에 그친다. 퀄리티스타트 3회로 비율이 33.3%에 불과했으며 45이닝 동안 33실점 31자책으로 7개 구단 상대 자책점 중 유일하게 30점을 초과하는 기록.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주의해야 할 타자도 많다. '적토마' 이병규는 김선우를 상대로 5타수 3안타(6할)로 좋은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모두 단타에 그쳤으나 무브먼트가 좋은 김선우의 공을 정확하게 때려낸 감각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안방마님 조인성은 3년 동안 9타수 5안타(5할5푼6리) 1홈런 6타점으로 공을 제대로 당겨쳤다.
지난 4월 11일 잠실 경기서 오른손을 강타하는 정면 타구를 때려내며 본의 아닌 부상을 안겼던 정성훈 또한 10타수 5안타로 김선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최근 4경기 연속 홈런포로 상승세를 보였던 박병호만이 2타수 무안타로 주춤했을 뿐 LG 라인업에는 김선우를 상대로 맹타를 터뜨린 타자들이 즐비하다.
투구 패턴을 다양화하며 달라진 모습으로 국내 무대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선우. 그가 이번에는 '천적' LG를 상대로 시즌 10번째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쾌투를 선보일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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