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가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의 첫 승을 비중있게 조명했다.
FIFA 공식 홈페이지는 14일(한국시간) '한국이 만든 승리(A victory made in Korea)'란 제목의 글을 통해 역대 한국대표팀 사령탑의 성적을 돌아보면서 허 감독이 한국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승리를 신고했다고 자세하게 전했다.
허 감독이 이끈 한국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 그리스와의 경기서 이정수(가시마)-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FIFA는 이날 승리가 8년전 한일월드컵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2-0으로 이기며 한국 대표팀에게 첫 승을 안겼을 때와 같다고 상기시킨 것과 동시에 허 감독에게는 성공을 안긴 특별한 승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란드전 승리 당시 대표팀 사령탑은 한국 출신이 아닌 네덜란드 국적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었다고 언급한 FIFA는 이후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도 2-1로 승리했지만 역시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토종 한국 출신 감독의 첫 승의 의미가 이번 그리스전에 담겨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김용식 감독의 대표팀을 파견했지만 헝가리와 터키에 각각 0-9, 0-7의 대패만 맛봐야 했다. 이어 1986년 김정남 감독의 한국은 불가리아와 1-1로 비겨 처음으로 승점을 따냈지만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에 잇따라 패했다.
이후 이회택, 김호곤, 차범근 감독이 잇따라 월드컵에 도전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는 곧 외국인 지도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됐다고 FIFA는 정의했다.
결국 2001년부터 7년 동안 히딩크를 비롯해 조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까지 네덜란드 출신 감독들을 통해 국제 경험을 쌓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07년 12월 네덜란드 지도자와 한국의 축구를 가장 적절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인물로 허 감독을 선택, 역대 가장 강력한 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은 이유 중 하나는 허정무 감독이 1986년 멕시코에서는 선수, 1990년 이탈리아에서 대표팀 트레이너, 1994년 미국은 수석코치로 착실하게 대표팀 경력을 밟아온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FIFA는 허정무 감독의 별명이 '진도개'라고 소개했다. 충성심이 강하고 결단력이 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첫 승이 바로 감독 인생의 첫 시작에 불과하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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