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동료인 로빈 반 페르시와 니클라스 벤트너가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났다. 페르시는 예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벤트너는 위협적인 슈팅을 많이 선보였지만 판정패 했다.
네덜란드(FIFA 랭킹 4위)는 14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덴마크(35위)와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2-0으로 네덜란드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후반 1분 시몬 부르크 폴센(알크마르)의 어이없는 자책골이었다. 폴센은 공을 걷어내기 위해 헤딩을 시도했지만 운이 나쁘게도 곁에 서 있던 다니엘 아게르(리버풀)의 몸에 맞고 왼쪽 골망을 갈라 남아공 월드컵 최초의 자책골이 됐다.

바로 이 자책골을 만든 주역이 반 페르시다. 그는 덴마크 왼쪽 코너지역을 파고들어 오른발로 감아올리는 척 하다가 다시 한 번 접어 왼발로 감아 올린 크로스로 덴마크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반 페르시는 후반 31분 이브리힘 아펠라이(에인트 호번)와 교체됐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끄는 공격수이기도 그는 스피드와 기술, 결정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는 전반전에만 2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6개월 만에 치른 A매치에서 보여준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소속팀 아스날에서는 핵심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아스날의 프리미어 우승이 좌절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공격 움직임은 반 페르시보다 벤트너가 더 돋보였다. 벤트너는 전반 26분 데니스 롬메달(아약스)의 크로스를 이어 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골 포스트 왼쪽으로 살짝 빗겨갔지만 상대 팀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위협적인 슛이었다. 전반 36분에는 토마스 칼렌베르그(볼프스부르크)에 훌륭한 패스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후반전 또한 다양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큰 활약을 선보였다.
덴마크의 ‘떠오르는 희망’ 벤트너는 194cm의 큰 키에 파워풀한 공격 능력이 돋보인다. 빠른 스피드도 있어 상대 수비를 간단히 제압하는 장점도 지녔다. 다만 반 페르시에 비하면 소속팀에서의 입지는 그리 높지 않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통해 아스날 주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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