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차원 전술’의 일본 대표팀이 행운의 선제골로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일본(FIFA 랭킹 45위)은 15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카메룬(19위)과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1차전서 1-0으로 승리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혼다 게이스케(24, CSKA 모스크바). 일본 대표팀의 사정상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지만 나카무라 슌스케(요코하마 마리노스)를 대체할 차세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일본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 명문인 소속팀에서도 미드필더로서 활약하고 있는 혼다는 어린 시절 네덜란드 리그로 진출해 선진 축구를 배웠고 지난해 5월 대표팀 데뷔전인 칠레와 경기에서 2골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주목 받았다.
그러나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S펄스)의 부진, 최근 평가전에서 무득점 행진 등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자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혼다를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이 의외의 전략은 주효했다. 전반 38분 혼다가 마쓰이 다이스케(그레노블)의 크로스를 이어 받아 트래핑한 후 왼발로 카메룬의 골문을 갈랐다. 위치 선정이 탁월했던 혼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켜 일본 대표팀에 소중한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안겼다.
이외에도 혼다는 전반 21분 주장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가 크로스해 준 볼을 받아 카메룬 골키퍼 술레이마누 아미두(카이세리스포르)와 경합을 벌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상황이었지만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평가전에서 골은 커녕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았지만 이번 골 하나로 ‘일본의 신예 스타’ 로서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특히 카메룬전에서 질 경우 해임이 확실시되던 오카다 감독에게는 구세주 같았던 골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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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블룸폰테인(남아공)=송석인 객원기자 s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