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공공의 적' 1호는?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0.06.15 11: 27

부부젤라(vuvuzela)가 남아공 월드컵 '공공의 적' 1호로 떠올랐다.
부부젤라는 코끼리 울음 소리를 내는 남아공 줄루족에서 유래됐다는 나팔 모양의 전통 악기로 아프리카 축구팬들이 응원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음도가 127dB로, 122dB인 북소리와 121.8dB인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보다 크다.
이에 다른 나라 축구팬들은 물론 각국의 취재진, 선수, TV 시청자들까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 바르셀로나)는 나이지리아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귀머거리가 된 것처럼 들을 수 없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며 부부젤라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5, 레알 마드리드) 역시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다. 많은 선수들이 부부젤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외신들도 일제히 부부젤라에 대한 기사를 올리며 소음의 심각성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프랑스 축구 전문사이트 '크로노풋(chronofoot)'은 부부젤라를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하며 방송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불만에 대한 기사를 대대적으로 싣기도 했다.
불만이 속출한 것에도 불구하고 릭 음콘도 월드컵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부부젤라는 남아공과 축구에 있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며 "부부젤라를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역시 "부부젤라는 아프리카의 독특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일부분"이라며 부부젤라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부부젤라가 월드컵 축구경기 중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해친다는 원성을 듣게 되자 소음도가 20dB로 낮은 부부젤라까지 출시됐다. 하지만 새로운 부부젤라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
부부젤라가 아프리카와 남아공의 문화를 알리는 도구가 될지, 단지 소음 도구로 전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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