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멍해요".
'새내기'가 일을 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두산 베어스에 2순위로 입단한 잠수함 이재학(19)이 데뷔전서 불안하지만 가능성이 엿보이는 쾌투를 펼치며 첫 승을 따냈다.

이재학은 15일 잠실 LG전서 8-7로 쫓긴 3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첫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이내 안정감을 되찾고 2⅓이닝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1군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내는 값진 열매를 얻은 것.
대구고 시절 위력적인 역회전볼을 자랑하며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던 이재학은 두산 입단 이후에도 숨겨진 실력파로 팀 내 인정을 받은 투수. 비록 1순위 장신(207cm) 좌완 장민익에 스포트라이트가 가려지기는 했으나 즉시 전력감으로는 이재학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경기 후 이재학은 "그냥 멍하다. 부모님이 대구에서 오늘(15일) 경기를 보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먼저 이야기한 뒤 "선배들이 첫 승 공을 챙겨주신 것 같았는데 받지는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긴박한 상황에서의 등판이라 승리 요건 생각 없이 그저 가운데만 보며 던지려고 했다. 자신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초반 두 개의 볼넷을 내준 데 대해 "긴장했다기보다는 던진 것이 빠져나가서 그렇다"라고 답했다.
"체인지업을 좌타자 상대 땅볼 유도 구종으로 내세웠다"라고 이야기한 이재학은 "시즌 시작 전 1군 엔트리에 들어 신인왕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동안 못 올라왔으니 이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1군 투수진에 보탬이 되겠다"라는 소박하고도 당찬 바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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