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선전' 북한, '우리도 죽음의 조 일원'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6.16 05: 46

"북한이 오늘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차범근 SBS 해설위원).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추첨 결과는 북한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44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상대들이 강호 중의 강호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이었기 때문이다.

이들과 북한이 속한 G조는 '죽음의 조'라고 불렸다. 물론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이 16강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시점까지도 이런 예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가 놀라운 전력을 과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그리스와 평가전(2-2 무)을 끝으로 이런 예상에는 조금씩 변화가 깃들기 시작했다.
북한 특유의 단단한 수비와 정대세를 앞세운 역습이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북한의 16강 진출을 섣불리 기대할 수는 없지만 다크호스로 평가할 만하다는 평가였다.
16일 새벽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월드컵 G조 1차전은 그 평가를 수긍하기에 충분했다.
비록 결과는 1-2 패배였지만 경기 내용은 인상적이었으니 당연했다. 전반 내내 북한이 보여준 수비는 천하의 브라질도 손쉽게 뚫기에는 힘겨웠다. 브라질은 최상의 전력으로 북한전에 나온 터였다.
후반 들어 마이콘과 엘라누에게 연속골을 허용했지만 실점에도 북한의 정신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친 선수들을 교체한 뒤에는 매서운 역습으로 브라질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43분 지윤남의 득점은 북한이 죽음의 조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징표에 다름없었다.
북한의 다음 상대인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의 전력이 최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과연 북한이 "죽음의 조가 결코 두렵지 않다"는 정대세의 장담처럼 생존할 수 있을지 더 더욱 관심을 모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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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요하네스버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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