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팀의 깜짝 선전에 한국 네티즌들이 열광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FIFA 랭킹 105위)은 16일(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1위)과 G조 1차전을 치렀다. 경기 결과는 2-1로 브라질의 승리.
이날 경기는 북한 특유의 ‘선수비 후공격’ 전략과 강호 브라질의 탁월한 공격력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북한은 전반 45분 동안 견고한 철벽 수비를 선보이면서 브라질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한 브라질은 후반전에 들어 기회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후반 5분 마이콘(인터 밀란)이 골라인 근처에서 오른발 아웃사이드슛으로 북한의 골문을 가르면서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이어 26분에 호비뉴(맨체스터 시티)의 패스를 받아 엘라누(갈라타사라이)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북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후반 43분 루시우가 방심한 틈을 타 지윤남이 만회골을 터뜨린 것이다. 도우미는 ‘인민 루니’ 정대세였다. 하프라인 부근서 길게 넘어 온 볼을 정대세는 지윤남에게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지윤남이 받아 드리블로 돌파, 상대 골대를 향해 왼발로 꽂아 넣었다. 2-0으로 끝날 줄 알았던 경기가 북한의 만회골이 터져 나오면서 전 세계인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경기를 본 네티즌들은 각종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수비가 정말 멋있다. 기대 이상이다”, “잘한다. 카카가 전반 15분 동안 패스 한 번 한 것 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포르투갈 경기보다 더 재밌다” 등 호평했다.
특히 “그 어떤 경기보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 축구 팬들이 많았다. 이런 반응이 나온 까닭은 북한-브라질 전이 다른 경기에 비해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경기의 슈팅 수는 브라질 26개, 북한 11개였고, 유효 슈팅은 브라질 16개, 북한 8개로 나타났다. 양팀 모두 적극적인 공격을 선보인 것이다. 무기력한 플레이의 다른 경기들과 비교되면서 보는 재미를 높였다는 평가다.
한편 또 다른 네티즌은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이념을 떠나 스포츠로서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북한의 선전을 기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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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요하네스버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