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0점 평가 논란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영진위 측은 15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 및 정정보도 요청'이란 제목으로 제 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시'가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에서 '0'점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 발표 내용과 그 논란에 대한 해명 및 정정자료를 냈다.
영진위 측은 "지난 해 6월 시행된 1차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사업에서 '시' 는 접수 작품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1차 사업은 4일간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작이 선정되었는데, 심사위원회는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 올리기'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시'의 신청사인 나우필름(대표 이준동)은 동 지원사업에 신청하면서 사업 공고 시 제시한 제출서류 요건이었던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시나리오의 줄거리)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 후 동 지원사업 심사위원회가 소집돼 '시'를 포함한 개별 신청 작품들에 대한 심사운영세칙에 따른 엄밀한 평가가 진행되었던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심사위원 중 1명이 해당 작품을 제출서류 요건 미비로 판단하고 평가 점수를 0점으로 채점했으나, 동 사업 심사세칙상 최고점과 최저점은 평가 점수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심사규정에 의해 0점 처리된 점수는 최종 심사결과에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12월 진행된 2차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추가 공모에서도 '시'가 신청됐으나, 심사 당시 이미 촬영 중이어서 마스터영화제작지원사업 지원 조건인 '순제작비 20억 원 이내로 제작예정인 작품'의 기준에 맞지 않았다, 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그 후 영진위는 전 세계가 주목해 온 감독 이창동의 영화세계와 연출 역량, 그의 신작 '시'가 지니고 있는 작품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해, 별도의 지원 방법을 모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영화진흥위원회가 출자한 다양성영화투자조합을 통해 3억 원(2009년12월), 중형투자조합을 통해 2억 원(2010년 4월)을 투자하는 등 간접지원 방식으로 총 5억 원의 투자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진위는 이 지점에서 일부 매체 등에서 다뤄진 당시 '시' 제출서류 상황에 대해 "서류 제출 시 시나리오 형식이 아니어서 이 점을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으나 담당자가 (시나리오 형식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해 제출했다고 들었다"라는 보도는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영진위 측은 "당시 해당 제작사의 담당 프로듀서가 영진위에 직접 방문해 접수할 당시 의견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라며 "사업요강에 명기돼 있듯이 지원신청 제출서류인 시나리오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므로, 시나리오 형식이 아닌 경우 제출서류 미비로 결격사유가 될 수 있으며 심사 시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신청 작품과의 형평성을 위해서도 제출서류 구비는 기본적인 사안”이라고 사전에 분명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에서는 무리하게 접수를 진행했던 것이며, 제작사가 사업요강의 명확한 이해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시'에 대해 부당하게 평가했다거나 의도적으로 배격하였다는 주장은 사실을 무시한 왜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며 "비록 '시'가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 작품임은 사실이나, 공평무사해야 할 영화진흥사업 시행에 있어 서류 결격이나 요건 미충족에도 불구하고 선정됐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라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마지막으로 영진위는 "아울러 '시'를 제작한 영화 제작사나 이창동 감독에게도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라고 유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에 관한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영진위는 선정과정의 경과를 해명하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나 감독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억울한 피해자인 것처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라며 "심사평가 과정에서 부당하게 차별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영진위로부터 투자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사실과 다른 논란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제작사나 감독은 이 문제에 대하여 사실에 입각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합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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