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축구를 즐긴다면 꼭 봐야 할 경기가 있다. 바로 온두라스-칠레 전이다.
온두라스(FIFA 랭킹 38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8시 30분 프리토리아의 음봄벨라 스타디움에서 칠레(18위)와 2010 남아공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다.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두 팀이지만 폭발적인 공격력은 그 어느 팀보다 돋보인다는 평가다. 칠레는 남미 예선 경기에서 32골을 터트렸고 온두라스는 북중미 예선에서 역시 32골을 폭발시킨 바 있다. 이는 ‘세계 최강’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버금가는 성적이다.

다만 두 팀 모두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어 승부의 향방은 예측하기 힘들다. 비슷한 색깔의 두 팀이 얼마나 화끈한 공격을 선보일지 축구 팬들의 눈길이 쏠린다.
▲ 온두라스, 28년 만의 월드컵 출전
온두라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 1982년 열린 스페인월드컵이 유일하다. 그로부터 28년 후 온두라스는 미국과 멕시코에 이어 북중미 예선을 3위로 통과해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콜롬비아 출신의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의 지휘 아래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온두라스 선수들은 남아공에서 조용한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북중미 예선 18경기에서 4골을 뽑아낸 베테랑 공격수 다비드 수아소(제노아)와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카를로스 파본(레알 에스파냐)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비진이 약하다는 점이다. 최종예선 10경기에서 11골을 내줄 정도로 불안한 수비진은 온두라스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수비가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팀의 고령화 역시 경기의 흐름을 알 수 없게 하는 요소다.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7골을 넣은 파본은 37세의 노장이고, 주전 골키퍼 노엘 바야다레스도 33살이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무대에 모든 것을 던진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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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남미 예선 2위 '다크호스'
칠레 대표팀은 남미에서 떠오르는 다크호스로 통한다.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선임한 이래로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해 온 칠레는 남미예선에서 10승3무5패(승점 33)를 기록, 브라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비엘사 감독 부임 후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남미 특유의 개인기에 조직력까지 갖춰 그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선수는 스포르팅 소속의 마티아스 페르난데스다. 재치 있는 발재간과 탁월한 프리킥 능력을 겸비하고 있는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칠레를 대표하는 키 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공격수 움베르토 수아소(레알 사라고사) 역시 대표 에이스로 남미 지역 예선 18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남미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햄스트링 부상 탓에 이번 경기 출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을 시작으로 모두 7차례 본선 무대를 경험한 칠레는 1988년 프랑스월드컵을 끝으로 12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오랜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칠레 대표팀이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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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두라스-칠레 예상 라인업
온두라스(4-4-2)= 노엘 바야다레스; 마우리시오 사비욘, 마이뇰 피게로아, 오스만 차베스, 에밀리오 이사기레; 아마도 게바라, 다닐로 투르시오스, 윌슨 팔라시오스, 훌리오 세자르 데 레온; 카를로스 파본, 다비드 수아소
칠레(4-3-3)= 클라우디오 브라보; 왈도 폰세, 마우리시오 이슬라, 게리 메델, 아르투로 비달; 로드리고 밀라, 호르헤 발디비아, 카를로스 카모나; 마티아스 페르난데스, 장 보세주르, 알렉시스 산체스
rosecut@osen.co.kr
<사진>다비드 수아소-카를로스 파본(이상 온두라스)-마티아스 페르난데스-움베르토 수아소 / ESPN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