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순철 해설위원, "투수는 자기 공이 있어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6.16 18: 31

그저 보여주는 공이 아니라 상대를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는 결정구종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해설계의 거성'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와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김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이 위원을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선발로 전향해 6월 한 달간 2승으로 상승세를 달리는 이날 선발 임태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올 시즌 5승 3패 1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5.33(15일 현재)을 기록 중인 임태훈은 선발로서 7경기 4승 2패 평균 자책점 4.89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간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1.46을 기록하며 어느새 선발 로테이션을 꿰찬 상황.

선수 본인 또한 "계투로 뛸 때는 직구-슬라이더를 주로 던졌으나 지금은 서클 체인지업과 포크볼도 구사 중이다"라며 달라진 투구 패턴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잡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 김 감독과 이 위원의 의견.
"확실한 직구외에도 결정구로 두 가지 구종은 있어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물어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직구 외에 한 가지 구종이 결정구이고 나머지 구종은 '그냥 보여주는 공'에 그칠 뿐이다".
실제로 국내 최고 좌완으로 자리매김한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의 발전상을 지켜보면 이야기가 맞아 떨어진다. 2006년 한화 입단 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습득력을 자랑한 류현진은 직구-체인지업에 2007시즌에는 낙차가 제법 큰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2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안산공고 시절 커브가 주무기였던 김광현도 2008시즌부터 슬라이더 비율을 높이며 타자의 수싸움 선택지를 늘려 피안타율을 떨어뜨렸다.
뒤이어 김 감독은 최근 롯데의 5선발로 떠오르는 사이드암 이재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볼 끝이 지저분한 데다 땅볼 유도형 구질로 좋은 싱커를 지녀 상대하기 쉽지 않은 투수라는 이야기. 다른 팀에 관련한 이야기는 삼가하고자 하는 김 감독이지만 지저분한 볼 끝으로 땅볼 유도율을 높이는 신출내기 투수가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투수는 확실한 자기 공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이재곤의 투구 영상을 봤는데 땅볼 유도형 구질이 확실히 갖춰져 있더라. 투수들은 그렇게 자신의 주무기를 갖춰 자신있게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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