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필승카드인가.
KIA 새로운 외국인 투수 리만 콜론(31)이 새로운 필승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개막 한달 만에 KIA는 도박을 했다. 두 명의 외국인투수를 잇따라 바꿨다. 허용된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하며 콜론을 데려왔다. 캔자스시트 로열스에서 풀타임을 보냈지만 올해는 로스터에서 제외되자 재빨리 움직여 영입했다.
입단 이후 피칭곡선을 본다면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초반 3경기는 승패가 없었다. 그러다 5월29일 광주 한화전에서 5이닝 6피안타 5사사구 1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지만 이때까지도 제구력에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6월3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⅔이닝 7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승리를 추가하면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6월9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더니 승리투수가 됐다.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16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2연속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4연승을 달렸다. 방어율도 2.45를 기록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안정된 피칭을 하고 있다. 강타선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있다.
특히 콜론이 본격적인 승수사냥을 하면서 선발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현종과 함께 필승카드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이다. 올해 1승에 그친 로페즈도 콜론의 활약에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범현 감독은 콜론이 로페즈의 부활까지 이끌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콜론의 기술적인 장점은 무엇보다 직구. 쉽게 150km를 넘길만큼 스피드와 볼끝이 뛰어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스플리터, 싱커를 고루 던진다. 가끔 던지는 커브의 각도 예리해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든 볼을 던진다. 제구력까지 안정감을 찾았다.
같은 도미니칸이지만 성격은 로페즈와 딴판이다. 로페즈는 마운드에서 쉽게 흥분하지만 콜론은 냉정할 정도로 차분하다. 얼굴에서 나타나듯 부드러운 인상인데 성격도 마찬가지이다. 로페즈에 비해 경력은 짧지만 역시 메이저리거 출신답게 젠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야구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는 주위 동료와 코치들에게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묻는다. 단점이 드러나면 보완해서 스스로 개선하고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미국에서는 포크볼을 안던졌지만 한국에서 던지는 이유이다.
구단에서도 맏형 클라우디오 콜론(50)과 함께 생활하도록 배려해 적응을 돕고 있다. 맏형이지만 막내인 콜론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3개월 비자기간 동안 막내 동생과 함께 지낼 계획이다. 큰 의지가 되는 형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첫 이국생활에서 외로움과 적응이 빠를 수 밖에 없다.
조범현 감독은 콜론이 셋업맨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투구수를 제한하고 있다. 초반은 60개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80개 전후까지 던지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투구수 100개까지 점진적으로 늘일 계획이다. 그때는 7~8이닝까지 던질 수 있다. 만일 콜론이 100개 투구수까지 소화한다면 확실한 필승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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