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겨친 타구가 많아진 것 같다구요? 그럼 저야 좋죠".(웃음)
6월 들어 찾아온 상승세. 그리고 거기에는 당겨친 타구 비율이 부쩍 높아진 이유도 있다. '타격 기계' 김현수(22. 두산 베어스)의 최근 타격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김현수는 16일 잠실 LG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선제 좌월 투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김현수는 자신의 시즌 타율을 3할1리(10홈런 42타점, 16일 현재)로 끌어올렸다. 6월 한 달간 성적은 3할1푼9리(47타수 15안타) 3홈런 8타점.

특히 6월 들어 김현수가 때려낸 타구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작지만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안타와 범타를 모두 포함한 타구 방향을 봤을 때 김현수가 당겨친 타구의 비율은 52.3%. 이전까지 당겨친 타구보다 밀어친 타구가 많았던 김현수의 4,5월을 생각하면 타이밍이 맞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선수 본인은 당겨친 타구를 자주 양산하고 싶어한다. 시즌 개막 후 8번째 홈런까지 모두 밀어쳐서 넘어간 홈런이라 "힘이 있다는 점은 보여주는 것 같다. 다만 당겨쳐서 넘기는 홈런이 있었으면 좋겠는데"라고 아쉬움을 보였던 김현수. 그러나 6월 들어 때려낸 홈런 3개 중 2개는 당겨쳐서 우측으로 향한 아치였다. 16일 경기서도 홈런은 밀어쳐서 만든 공이었으나 범타까지 포함하면 5번의 타석 중 3번을 당겨쳤다.
지난 3일 넥센전(4타수 무안타) 이후 당겨치는 공이 부쩍 많아진 김현수는 16일 경기 전 그와 관련해 묻자 "아리가또"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조금 더 거포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했던 만큼 당겨치는 타구가 많아진다는 이야기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인 것.
"저도 모르게 조금 더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타격코치, 전력분석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시고 조언을 해주시니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준비 동작을 짧게 가져가면서 타이밍을 맞춰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16일 경기서 터뜨린 홈런과 2루타가 밀어쳐서 나온 데 대해 "배트가 밀리거나 타이밍이 늦었다기보다 바깥 코스로 노려 의도적으로 밀어친 것"이라고 밝힌 김현수. 그는 약점인 몸쪽 대처에 있어서도 "허리 회전을 조금 더 빨리 가져가는 동시에 팔로 스윙 끝까지 힘을 쏟는 쪽으로 변화 중"이라고 밝혔다. 의도적으로 히팅 타이밍을 앞으로 당겨 삼진 위험도를 높이기보다 준비 동작을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간다는 뜻이다.
"의도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하다보면 좋아지겠지요. 크게 의식은 하지 않으려구요"라며 밝게 웃은 김현수. 계획된 거포 변신에 대한 부담 속에서 스스로 변화점을 만들고 있는 김현수가 앞으로 때려낼 타구 움직임에도 더욱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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