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민이 “내 연기에 늘 부족함을 느낀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김명민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내던지고 캐릭터 안으로 파고들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김명민에게는 늘 ‘명민좌’ ‘연기본좌’ ‘메소드 연기의 달인’ 등의 수식이 붙었다.
정작 본인은 드라마나 영화를 찍고 난 이후 모니터링을 할 때 부족한 부분만 보이는 모양이다. “주위에서 최고의 연기를 한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게 전혀 아니다”며 “이번에도 부족한 게 있으니 다음에 더 잘해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전 항상 그런 마음이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연기는 만족스러운지.
▲늘 그렇다. 영화는 재미있게 잘 봤지만 저의 연기만 놓고 봤을 때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이후 다수의 작품 출연 제의가 있었는데 ‘파괴된 사나이’를 선택한 이유는.
▲‘유괴’라는 것의 소재를 따와서 주영수라는 인물이 파괴되어 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한 인물의 삶의 변화와 굴곡이 쭉 보여진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 마지막 엔딩, 딸과 교도소에서 대면하는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다.
▲원래 그 부분은 시나리오에 없었다. 주영수의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뭔가 마지막에 이런 비슷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싶었다. 혜린이라면 궁금할 것 같았다. 8년 만에 만난 아빠한테 궁금한 게 뭘까, ‘정말 나 잊은 적 없었냐’ ‘나 정말 잊지 않고 찾았냐’라는 질문을 할 것 같았다. 감독님을 만난 첫 자리에서 감독님께 권유를 드렸던 부분이었고 감독님이 흔쾌히 받아주셔서 영화에 삽입이 됐다. 딸과 아버지의 감정의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불안한 부분은 없었는지.
▲이런 정도의 시나리오를 쓰실 감독님이라면 누구보다 주영수라는 인간의 감정을 잘 헤아리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유괴 영화와 다르고 영화적 설정이 많지 않다는 것이 좋았다. 신인 감독님이 범할 오류가 여러 가지 욕심은 많은데 여러 가지 장치로 치인다는 것인데 이 시나리오를 보면 그런 게 없고 깔끔하다. 한 남자가 딸을 찾기 위해서 밀어부치는 것이 매끄럽게 전개된다. 감독님이 그런 부분에서 잘 이끌어 갈 것 같아서 선택했다.
- 김명민 앞에 붙어 있는 수식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늘 최고의 연기를 보여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클 것 같다.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 분들이 생각할 때 최고의 연기를 한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게 아니다. 그래서 늘 ‘이번 것도 아니야. 좀더 더 잘해야 해’라는 생각을 한다. 이번 것은 이게 부족하니까 다음에 더 잘하자는 마음을 갖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저에 대해 볼지 모르지만 전 마음이 편하다.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로 20kg의 체중 감량을 하고 이후 회복기를 여유 있게 갖기 못하고 바로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 돌입했다. 몸이 제대로 회복할 시간이 짧았던 것 같은데 힘들지는 않았는지.
▲제가 알지 못하는 증상들 때문에 힘들기는 했다. 조금만 달리고 그래도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그래서 좀 힘들었다. 예전에는 아무리 많이 뛰어도 밤새도록 뛰어도 지치지도 않고 그랬는데 이 영화를 찍을 때는 근육이 많이 빠져서 그런지 힘들었다. 올해 1월에는 영화 촬영에 들어가야 해서 빨리 회복하려고 하다 보니 더 탈이 났던 것 같다. 하지만 더 미룰 수는 없었다. 모두 기다리고 있어서 1월에 바로 들어가야 했다.
- 이번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봤으면 좋겠는지.
▲기자회견에서 스포일러성이 있지만 이 영화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한 게 자식을 둔 부모는 유괴 영화 보기가 힘들다. 저도 마찬가지이고. 근데 이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 다른 영화와 다르게 해피엔딩이라서 봐도 좋을 것 같다.
- 아들이 아빠와 같은 길을 걸어서 연기자가 되겠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 무조건 막아야 한다. 혹시 제 아들한테 그런 재능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 막아야 한다. 정말 시키고 않다. 자기 실력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창조 작업이고 그것이 인정을 받아야 한다. 거기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 그리고 혼자 만족하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니까 광대가 된 이후부터는 관객앞에서 어마무지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 언제까지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지.
▲많은 분들이 제 연기를 보고 싶어 하면 그때까지 하고 싶다. 제가 창조 작업을 못하게 되고 안일하게 머문다면 많은 분들이 ‘김명민 안 됐구나’ ‘끝났어’라고 말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말을 듣기 전에 제 자신이 스스로 느끼고 떠날 것 같다. 매일 안일하게 안주하면서 연기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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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