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소속팀을 상대로 다시 한 번 호투할 것인가.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좌완 레스 왈론드가 17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도전한다.
올 시즌 4승 1패 평균 자책점 3.43을 기록 중인 왈론드는 '미운 오리'에서 일약 두산 선발진의 주축으로 우뚝 서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22일 LG전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발점으로 선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당시 왈론드는 1회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1회를 넘기며 6회까지 버텼다. 비록 뒤를 이은 정재훈이 1-1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가 날아가기는 했으나 위기관리 능력을 알 수 있던 순간.
날이 더워지며 왈론드의 투구는 한결 안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다만 지난 11일 SK전서 자신의 수비 실수로 인해 4실점한 동시에 7개의 사사구를 내준 것은 불안요소다. 사사구를 남발하는 투수를 싫어하는 김경문 감독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스트라이크 존 좌우 제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LG는 좌완 서승화를 내세운다. 서승화는 올 시즌 지난 4번의 선발 등판한 경기 중 3경기가 두산을 상대했다. 17일까지 포함하면 4차례 모두가 두산전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하게 되는 셈.
서승화는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으나 주무기인 140km 중반대 직구를 앞세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이자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서승화는 마운드를 내려가기까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87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51개나 잡아내며 제구력을 크게 높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9%나 됐다. 여기에 좌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꺾여 나가는 최고구속 133km의 슬라이더를 18개, 짧게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24개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디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승화는 지난 달 28일 목동 넥센전에서 제구가 심하게 흔들리며 4이닝 동안 8피안타 5사사구 6실점(6자책)하고 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도저히 더 이상 타자들과 상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2군으로 내려간 서승화는 정식 경기에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밸런스를 잡는데 주력했다.
밸런스를 되잡은 서승화는 다시 잠실 두산전에 맞춰 다시 1군에 복귀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며 또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되자 박 감독은 두산전 마지막 선발 카드로 또 다시 서승화를 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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