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과 대결' 한국-북한, 결과는 같았지만 내용은 달랐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6.17 22: 40

[OSEN/머니투데이=요하네스버그(남아공), 우충원 기자] 세계적인 축구 강국과 대결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비슷했다. 패배를 당한것은 같았지만 경기 내용은 천지차이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서 1-4로 패했다.
월드컵을 위해 남아공 입성 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평가전을 가졌던 대표팀은 당시 4-2-3-1의 수비적 전술을 통해 경기에 임했다. 0-1의 패배를 당했지만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은 강팀과의 대결을 위한 해법을 찾았다고 자평했다.

특히 북한이 G조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과 경기서 보여준 수비축구의 전형을 한국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다.
북한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완벽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쳐 세계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예상했던 것처럼 극단적인 수비 전형을 펼치며 경기에 임했다. 최전방 공격수 '인민루니' 정대세(가와사키)를 제외하고 사실상 9명의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는 5-4-1 전술을 통해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다.
호비뉴, 루이스 파비아누 등 세계적인 공격수를 보유한 브라질은 원사이드한 경기를 펼쳤다. 사실상 북한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노렸지만 좀처럼 시원스런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브라질이 자랑하는 측면 공격수들도 북한의 측면을 제대로 뚫지 못했다. 오른쪽 윙백인 마이콘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북한의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지만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는 번번이 상대의 수비에 걸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전반서 체력적으로 브라질에 뒤지지 않았던 북한은 완벽하게 경기의 템포를 조절했다. 기본적인 5백을 비롯해 미드필드 진영에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가 공격에 가담하며 역습을 실시했던 것을 살펴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대표팀은 수비적인 전술서 허점을 드러내며 경기 템포를 완전히 아르헨티나에 뺏기고 말았다. 흐름을 뺐기면서 수비를 해야 할 시간은 늘어났고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에게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극단적으로 수비를 펼치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대표팀은 공격적인 전술 보다는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역습을 노렸다. 이청용(볼튼)이 상대 수비 실책이 아니었다면 영패할 뻔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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