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월드컵을 통해 팬들과 함께 응원, 소통하며 '친근함'이란 미덕을 얻고 있다.
작품 활동에 주력하는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가수들에 비해 팬들과의 교류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월드컵은 배우들이 대중의 곁에 한 발짝 다가가는 좋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이 치뤄진 17일 오후에는 배우들이 팬들과 함께 탄식과 환희의 시간을 가진 모습으 볼 수 있었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주연배우인 김명민과 엄기준, 영화 '이끼'의 주연 배우들인 정재영, 박해일, 유선, 유해진, 김상호 등은 팬들과 함께 모여 "태극전사 파이팅!"을 외쳤다.
김명민과 엄기준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 호프집에서 '파괴된 사나이'의 관계자들 및 팬들과 함께 응원하기 위해서 모였다.
이날 자리에서 열렬히 한국팀은 응원하는 배우들은 더 이상 신비로운 스타가 아니었다. 김명민과 엄기준은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 집중하며 여느 열혈 축구 팬들과 다름없이 아르헨티나의 골이 들어갈 때는 “아!” "저걸 어떻게 막나.."라며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었다.
전반전이 끝나갈 즈음 이청용의 골이 터지자 김명민과 엄기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전에 들어서 연이어 골을 내어주자 응원봉을 손에서 놓지 못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태극전사들을 향해 “대한민국!”을 외치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응원을 펼쳤다.
같은 풍경은 강남에서도 있었다. 정재영, 박해일, 유선, 유해진, 김상호 등은 서울 강남 반포의 한 음식점에서 영화팬 90여명이 함께 월드컵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팬들과 함께 맥주를 들이키며 박주영 선수의 뼈아픈 자책골과 연이은 아르헨티나 선수의 골에도 "괜찮아!"를 외치며 응원을 이어갔다. 마침내 이청용 선수가 전반전이 끝나기 1분 전쯤 한 골을 넣으며 2:1을 만들었을 때는, 모두 일어나서 부둥켜 안고 환호했다.
한국 팀이 아르헨티나팀의 공격을 걷어낼 때, 한국 선수들이 골 찬스를 만들 때는 함께 일어나서 뛸 듯이 즐거워 했다. 반면 상대팀이 골을 추가할 때는 큰 함숨을 쉬었다. 그래도 선수들은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응원을 이어갔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큰 소리로 "대한민국 화이팅!", "코리아 화이팅!"을 외쳤다.
그런하가면 이정진은 이날 코엑스 영동대로에서 붉은 악마들과 거리응원을 펼쳤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월드컵 촬영을 위해 남아공을 방문했던 이정진은 개인 스케쥴로 귀국해야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자 아쉬운 마음에 한국에서의 길거리 응원을 자처했다.
거리응원에 나선 배우들은 이 외에도 많다. 박하선, 박진희, 김수로 등도 거리 응원에 나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스타들과 함께 월드컵 거리 응원에 나서게 된 시민들은 월드컵의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한 공간에서 함께 응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통한 실시간 소통도 팬들에게는 배우들이 친구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날 우리나라 선수들은 4대 1로 패배했지만 많은 배우들이 다시한 번 화이팅을 외치며 앞으로 열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응원했다. 배우들의 위로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경기에 가슴아파하는 팬들에게도 힘을 북돋아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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