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을 앞둔 가수들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 기존 앨범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처럼 여배우들은 작품을 시작하기 앞서 콘셉트 회의에 많은 공을 들인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메이킹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작품을 앞두고 있는 여배우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미용실 원장에게 찾아가 헤어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듣는 일이다. 헤어스타일이 전체적인 콘셉트의 반 이상을 차지하기에 이 절차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후문이다.
여배우에 헤어스타일 변신이 중요한 이유는 단지 작품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헤어스타일은 이미지 변화에도 큰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워너비 스타’로 우뚝 서게 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윤은혜다. 그룹 베이비 복스 출신인 그녀는 처음 배우에 도전할 때만 해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노래나 해라”는 팬들의 비아냥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2007년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장여자인 고은찬 역할을 맡아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소년 같은 모습을 연기했던 이 드라마를 통해 윤은혜는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며 여배우로 거듭났다. 그녀가 선보인 짧은 웨이브 커트는 당시 최고의 인기 헤어스타일로 주목받으며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 받았다.
배우 김소연 역시 머리 자르고 뜬 스타다. 한결같은 이미지 속에 정체된 느낌이던 그녀는 2009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의 북한 공작원 김선화로 인상적인 안방극장 복귀에 성공했다. 선화 역을 위해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는 김소연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절실했다. 그 배역이 나에게 오기까지 힘들었고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김소연은 독기 어린 눈빛, 애절한 사랑의 감정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면서 김선화란 인물을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세웠다. 오히려 여주인공 김태희보다 더 눈에 띄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됐다. 최고의 섹시 여성으로 꼽히는 영예도 안았다.
‘얼짱 출신’ 탤런트 이영아 역시 최근 KBS 2TV ‘제빵왕 김탁구’로 안방 시청자들을 찾으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긴 생머리를 고수하던 것에서 짧은 커트로 변신, 보다 깜찍하고 화사해졌다. 2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한 그녀를 보고 한 연예 관계자가 “저 신인배우 누구냐”고 물었을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녀는 절대미각을 물려받은 ‘제빵신동’ 양미순 역을 맡았다. 주인공 김탁구(윤시윤)과는 라이벌 관계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이 싹터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윤은혜-김소연처럼 파격 헤어스타일 변신이 이영아의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분명 시작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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