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러스 배의 부상 투혼도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부진이 심각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44년만의 우승 재현을 다짐했던 잉글랜드가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고도 첫 승을 챙기지 못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전 1-1 무승부는 변명이라도 있었다. 로버트 그린 골키퍼의 알까기(?) 실책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일 알제리전(0-0)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웨인 루니는 거친 플레이로 상대가 아닌 심판과 신경전을 벌이기에 바빴고 에밀 헤스키는 자신감을 잃은 기색이 역력했다. 잉글랜드의 한계라는 단조로운 공격이 문제였다.
잉글랜드의 부진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알제리전에 개러스 배리가 복귀했음에도 긍정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것. 배리는 잉글랜드의 고민이라던 프랑크 람파드와 스티븐 제라드의 공존을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
제라드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나는 공격적이고 자유로운 역할이 좋다. 베리가 복귀한다면 가능하다. 그는 상대의 공격을 꽁꽁 묶으면서 우리에게 자유로운 공격을 보장한다"고 미국전에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베리의 복귀를 환영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기대대로 배리는 후반 38분 피터 크라우치와 교체될 때까지 부지런한 움직임(10.422km)으로 제라드에게 자유를 안겼다. 자신의 또 다른 장기인 날카로운 패스(51/71)로 알제리의 진영을 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호쾌한 중거리 슈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배리의 활약상도 잉글랜드를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전방에서의 침착함 부족이 아쉬웠다.
오히려 알제리의 선전이 돋보였다. 카림 지아니를 앞세운 알제리는 전반전에는 잉글랜드를 압도하더니 후반 들어서도 탄탄한 수비로 소중한 승점 1점을 지켰다. "나는 알제리를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내심 승리를 자신하던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의 자신감이 머슥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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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IF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