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미션', 자블라니를 굴려라 그리고 튀게 만들어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6.20 07: 08

[OSEN/머니투데이=러스텐버그(남아공), 우충원 기자] '굴려라' 그리고 '튀게 만들어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3시30분 남아공 더반에서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공 월드컵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제 대회가 시작한 지 10일째다. 이는 선수들이 자블라니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이날 경기에서 보았듯 자블라니는 익숙해지기만 하면 절대적으로 공격수에게 유리한 공이다.

공히 흔들리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크로스를 올리면 수비수가 쉽게 클리어링하기 어렵고공격수는 정확하게 슈팅까지만 연결한다면 골키퍼가 제대로 잡아낼 수가 없다. 그것은 골키퍼가 불안정한 자세에 처한 상황서 골문 앞으로 볼이 다시 흘러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먼저 자블라니에 눈물을 흘린 나라는 잉글랜드. 미국과 C조 조별리그 1차전서 잉글랜드는 스티븐 제라드의 감각적인 슈팅을 통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미국은 클린트 뎀프시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놓치면서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또 그리스-나이지리아 경기서도 흔들리는 자블라니의 특성을 골키퍼가 잡아내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호주-가나 경기서도 자블라니의 특징은 그대로 나타났다. 호주 브렛 홀맨의 첫 골때도 가나 골키퍼가 중거리 프리킥 슈팅을 잡아내지 못하고 흘리자 실점을 하고 말았던 것.
따라서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대표팀은 자블라니를 철저하게 이용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때는 낮고 바운딩이 되는 슈팅을 시도해야 한다.
직접적인 중거리 슈팅도 위협적이지만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자블라니의 특성을 잘 살려 상대 골문 앞에서 바운딩이 되는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 팀 골키퍼인 정성룡과 에녜아마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적 골키퍼들도 잔 실수로 점수를 내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성룡과 에녜아마는 팀이 치른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면서 맹활약했다.
허정무호 출범 후 첫 경기였던 2008년 1월30일 칠레와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정성룡은 베테랑 이운재(수원)를 제치고 이번 대회 그리스와 1차전에 선발 출전해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한국은 비록 1-4로 졌지만 정성룡은 수 차례 선방으로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아냈다. 2002년부터 나이지리아 대표로 뛴 에녜아마도 아르헨티나, 그리스와 경기에 모두 나와 비록 3실점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에녜아마는 팀 패배에도 두 경기 연속 MVP격인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힐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9일 현재 선방(saves) 부문에서 정성룡은 9개로 미국의 팀 하워드(에버튼)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위가 14개의 슈팅을 막아낸 에녜아마다. 대회 초반 최고 골키퍼로 인정받은 정성룡과 에녜아마가 이번에는 마주 보고 기량을 겨루게 된 셈이다.
어쨌든 대표팀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면 자블라니를 이용해야 한다. 언제든지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 자블라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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