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예봉이 나이지리아의 '신의 손' 빈센트 에녜아마(28, 하포엘 텔아비브)를 뚫을 수 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2위, 1승1패, 골득실-1)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3시반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4위, 2패, -2)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3차전을 치른다.
허정무호는 나이지리아를 꺾으면 16강 진출이 유력하고, 비겨도 동시에 열리는 아르헨티나(1위, 2승, +4)와 그리스(3위, 1승1패, -1)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합류할 수 있지만 패하면 무조건 16강행이 좌절된다.

때문에 허정무호의 최우선 과제는 나이지리아 수문장 에녜아마가 지키고 있는 골문을 가르는 것. 에녜아마는 조별리그 1, 2차전 아르헨티나, 그리스전에 비록 3실점하며 2연패를 당했지만 연일 선방쇼를 펼쳤다. 지고도 2경기 연속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것은 실력의 또 다른 방증.
에녜아마는 아르헨티나전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슈팅을 4차례나 막았고, 전반 6분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에 선제 결승골을 내줬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 위원회가 오심을 인정했기에 사실상 무실점을 기록한 셈.
이어 그리스전에서도 에녜아마는 전반 33분 팀 동료 사니 카이타(알라니야)가 퇴장 당하는 수적 열세 속에서 슈팅 27개(유효슈팅 11개) 중 2실점만 기록했다. 특히 전반 44분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파나티나이코스)의 동점골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네트를 갈랐고, 후반 21분 역전골도 아브람 파파도풀로스(올림피아코스)의 슈팅을 막았지만 쇄도하던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올림피아코스)에게 골문을 허한 것으로 불가항력이었다.
이녜아마는 20일 현재 대회 톱 세이브(Top saves) 부문에서 14개로 토마스 쇠렌센(덴마크, 10개) 정성룡, 마크 슈워처(호주) 팀 하워드(미국, 이상 9개)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있다. 예네아마는 "인생에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르헨티나전 하일라이트를 보고 내가 아닌 것 같았다"며 자신의 맹활약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해 나이지리아전에는 다시 4-4-2 포메이션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박주영(모나코)의 파트너로 여전히 염기훈(수원)이 1순위지만 이동국이 깜짝 선발출전할 가능성도 유효한 상황. 한 박자 빠른 슈팅 혹은 조직적인 패스웍으로 에녜아마의 템포를 무너뜨리는 것이 16강으로 향하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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