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사율(30)이 올 시즌 완벽투를 뽐내며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떨쳐냈다.
김사율은 올 시즌 롯데 계투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29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2패 2세이브 3홀드(방어율 3.51)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추격조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든든한 필승 계투조.

특히 이달 들어 11경기(13⅔이닝)를 통해 방어율 1.98(1세이브 1홀드)로 완벽투를 뽐냈다. 특히 20일 잠실 LG전에서 그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6-5로 앞선 7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무실점(2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올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김사율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시계를 12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김사율은 1998년 경남상고(현 부경고)의 대통령배, 화랑대기 2관왕을 이끌며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듬해 계약금 2억3000만원(연봉 2000만원)을 받고 거인 유니폼을 입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뷔 첫해 1승 3패 1세이브(방어율 7.89)에 그쳤다.
2000년 1승 3패 1세이브(방어율 5.25), 2001년 1승 1패 2세이브 2홀드(방어율 4.33)를 기록한 뒤 2002년 4승 11패 2홀드(방어율 5.48)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003년 1승 2패 1홀드(방어율 5.45), 2004년 1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방어율 27.00으로 부진했다.
시즌이 끝난 뒤 현역(포병) 사병으로 입대한 김사율은 팀에 복귀했지만 1군보다 2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권연임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김사율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각오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그는 신인의 자세로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성공을 다짐했다.
'절친' 송승준(30, 롯데 투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올해 정말 칼을 갈고 있다. 사율이와 '자신과 가족을 위해 2010년의 주인공이 되자'고 다짐했다"며 "우정을 떠나 1군 무대에서 최고의 한해가 됐으면 좋겠고 야구를 향한 사율이의 열정은 정말 본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역시 김사율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김사율이 부진했던 모습에서 완벽히 벗어났다"고 반색한 뒤 "김사율이 예전과 같이 던지면 야구 생명이 끝날 수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훈부터 열심히 노력하며 1군 엔트리에 입성했고 지금은 자신감이 아주 커졌다"고 칭찬했다.
김사율의 호투 속에 '계투진이 약하다'는 롯데의 단점은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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