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포르투갈이 44년 만에 다시 만난 북한의 발목을 잡아채며 울렸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동양에서 온 '신비의 팀'으로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신화를 이룩했던 북한이 44년만에 나선 '꿈의 무대' 월드컵서는 씁쓸하게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맛봐야 했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천리마 군단' 북한(FIFA 랭킹 106위)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밤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G조 2차전 포르투갈(3위)과 경기서 0-7으로 대패했다.
북한은 전반 29분 하울 메이렐레스(포르투)에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을 0-1로 마쳤지만, 후반 8분부터 7분 사이에 시망 사브로사(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우고 알메이다(브레멘) 티아고(포르투)에 연속골을 내줬고, 후반 35분 리에드손과 후반 42분 호나우두, 후반 43분 티아고에게 추가 실점하며 0-7로 무릎을 꿇었다.
베테랑 수비수 지윤남(34) 미드필더 문인국(32) 안영학(32)만이 30대 선수이고 골키퍼 리명국, 수비수 리준일 박남철 박철진 리광천 차정혁, 미드필더 박남철 김영준, 공격수 정대세, 홍영조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이번 월드컵서 가장 젊은 팀으로 44년 만에 꿈의 무대를 밟은 북한은 첫 경기부터 화제의 중심이 됐다.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두 골을 허용했지만 한 골을 만회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인민 루니'로 불리는 정대세를 중심으로 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난 문인국 홍영조와 브라질전에서 골을 기록한 지윤남을 중심으로 한 '선 수비 후 공격'의 전술은 브라질의 큰 코를 납작하게 만들 뻔했다.
브라질전 선전이 독이 됐을 까? 아니면 44년전 자신들을 8강에서 잡아냈던 포르투갈에 대한 복수심이 너무 앞섰을까?
브라질전서 선전했던 수문장 리명국도 측면 수비가 무너지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결국 0-7로 대패, 2패(승점0, 골득실-8)를 당해 남은 코트디부아르전에 관계없이 조별리그 통과의 꿈은 깨지고 말았다.
아울러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오에게 4골을 내주며 3-5로 당했던 패배 설욕의 꿈도 함께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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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케이프타운=송석인 객원기자 s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