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대기' 안정환, 한국축구사 한 장 또 쓸까
OSEN 박린 기자
발행 2010.06.22 07: 51

"안정환은 언제든지 기용할 수 있으며, 팀에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허정무 대표팀 감독).
나이지리아전 출전 가능성을 열어둔 '판타지스타' 안정환(34, 다롄)이 한국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작성할 수 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2위, 1승1패, 골득실-1)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3시반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4위, 2패, -2)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3차전을 치른다.
허정무호는 나이지리아를 꺾으면 16강 진출이 유력하고, 비겨도 동시에 열리는 아르헨티나(1위, 2승, +4)와 그리스(3위, 1승1패, -1)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합류할 수 있지만 패하면 무조건 16강행이 좌절되는 만큼 필승을 외치고 있다.
나이지리아전에는 박주영(모나코)과 염기훈(수원)의 선발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안정환, 이동국(전북) 이승렬(서울)이 조커로 출격을 대기할 전망이다.
안정환은 1년 8개월 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금 가슴에 새긴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 45분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허정무 감독의 슈퍼서브 1순위로 낙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안정환은 지난 5월 하순 일본 원정에서 허리에 담이 생겨 훈련량이 부족했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치른 벨라루스, 스페인전에서 각각 45분, 25분을 소화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이승렬, 이동국과 경쟁에서 열세에 처했다. 이승렬과 이동국은 각각 그리스, 아르헨티나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안정환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더 이상 꿈의 무대 출전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지난 21일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안정환의 몸 상태와 후반 조커 기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 "언제든지 기용할 수 있다.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팀에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며 안정환의 나이지리아전 교체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정환은 비록 2006년 8월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 이후 근 4년 동안 A매치 득점이 없지만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 총 10경기에 출전해 미국 이탈리아 토고를 상대로 1골씩 넣었고 스페인과 승부차기에서 골망을 흔든 값진 경험으로 나이지리아전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다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절박한 상황일수록 경험과 결정력을 가진 안정환은 매력적인 카드이기 때문.
또 A매치 통산 70경기에서 17골을 터트렸고 이 중 스코틀랜드, 미국, 일본, UAE, 쿠웨이트, 토고, 코트디부아르, 벨라루스, 스페인전 등 10경기에서 교체투입돼 7골을 작렬시키며 조커로 역량을 십분 발휘한 점도 나이지리아전 출전에 힘이 실린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며 축구화 끈을 고쳐매고 있는 안정환이 나이지리아전에서 한국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작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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