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감독’이라 불릴만한 거장들의 기획전이 개최된다.
지난 5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대한민국 대표감독인 이창동과 홍상수 감독은 주요부문에서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예술영화관의 대표브랜드 씨네큐브 광화문은 ‘칸의 선택 이창동·홍상수 展’을 마련해 초기작부터 최근 수상작까지 총 8편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제63회 칸 영화제는 다수의 한국영화의 진출로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영화의 선전이 돋보였는데,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감독으로 손꼽히는 이창동과 홍상수가 ‘시’와 ‘하하하’로 각각 각본상과 주목할만한 시선부문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창동 감독은 데뷔작 ‘초록 물고기’ 이후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서민들과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탁월하게 묘사하며 심도 깊은 물음을 던져왔다. ‘오아시스’를 통해 한국영화 최초 베니스영화제 2관왕 수상하며 주목 받았고, 최근 ‘시’의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을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창동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감독으로 꼽히는 홍상수 감독은 가장 보편적인 삶에 기반을 둔 스토리와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를 생생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국내외 영화제 수상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불세출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생활의 발견’, ‘해변의 여인’, ‘하하하’ 등 같은 이야기 같지만 알고 보면 또 다른 우리네 삶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스크린에 담아내며 작가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 ‘하하하’가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또 한 명의 대한민국 대표감독임을 인정받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최근 칸 영화제 수상작 ‘시’를 비롯해 박하사탕이라는 추억의 소재와 한 남자의 20여 년 인생역정을 통해 한국사회의 시대상을 담아낸 수작 ‘박하사탕’,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편견과 가식에 가득 찬 세상에 대한 비판을 던진 ‘오아시스’ 그리고 경남의 작은 도시 밀양을 배경으로 모든 것을 잃은 여자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인생과 사랑, 삶에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밀양’까지 감독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홍상수 감독의 최근 칸 영화제 수상작 ‘하하하’를 비롯해 변두리 삶을 살아가는 4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헛된 욕망으로 좌절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담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무의식 중에 반복되는 인간의 모방행위를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연애담으로 그려낸 ‘생활의 발견’,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난 네 남녀의 좌충우돌 연애심리를 통해 연애에 대한 환상을 부수고 현실감각을 일깨워주는 감독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해변의 여인’까지 홍상수 감독만의 위트와 재치 넘치는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작들이 상영된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이창동과 홍상수 감독의 주옥 같은 대표작들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명연기와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감독의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분한 김상경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도 기대된다. 이창동, 홍상수 감독이 전세계가 인정하는 수작을 선보이기까지 일궈온 빛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칸의 선택 이창동·홍상수 展’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일주일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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