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진출, 충무로 떨고 있니?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6.23 08: 51

허정무호가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기에 월드컵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더욱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마케터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남아공월드컵 개막 이후, 한국전이 치러졌던 날은 박스오피스의 관객 수치가 반으로 뚝 떨어져 월드컵을 향한 관객들의 지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조별 예선인 그리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있었던 시각이 저녁 8시 30분. 이 시간은 극장에서도 황금 시간대로 관객들이 가장 많이 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황금시간대의 경기가 있던 날마다 스코어는 절반 수치로 떨어져 영화계 관계자들을 애타게 했다.  
다행히 새벽경기가 치러지는 경우에는 관객들의 들고남의 기복이 큰 편이 아니었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은 23일 새벽에 치러졌다. 이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포화속으로’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평일 10만 명 정도의 관객수를 동원해 스코어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제 16강. 충무로에서는 16강 진출은 너무 축하할 일이지만 제발 황금시간대인 8시 30분에는 경기가 치러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6월 24일 영화 ‘맨발의 꿈’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주연 배우 박희순은 16강 진출이 확정되기 전 인터뷰에서 “16강에 가더라도 저녁 8시 30분에는 경기가 치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황금시간대에 경기가 하면 영화에 타격이 좀 큰 것 같다. 어느 요일이든 다 새벽 3시 30분에 경기를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16강 진출의 첫 경기는 우루과이대 대한민국전. 이 경기는 26일 토요일 23시에 치러진다. 주말은 평일 스코어보다 약 2배 정도 더 스코어를 올리는 중요한 시간대이다. 토요일 23시 경기에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축구를 보러갈 준비를 할지. 아예 황금시간대인 저녁시간부터 일찌감치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 해 기다리며 놀다가 축구 경기를 볼지 가슴 졸이는 충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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