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쾌거' 허정무, 모든 부담감 홀로 견뎠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6.23 11: 11

[OSEN/머니투데이=더반(남아공), 우충원 기자] "저한테까지 물어 보시더라구요."
 
허정무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세윤 분석관을 따로 불렀다. 김 분석관은 "감독님께서 나를 따로 불러 나이지리아를 이기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물으셨다"면서 "물론 감독님께서도 이미 정해 놓은 전술이 있었겠지만 부담감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를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좌우할 나이지리아전에 앞서 허 감독의 고뇌와 부담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가능한 모든 조언을 구한 뒤 경기에 임했다.
 
그럼에도 경기 전 엄청난 무게로 양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은 '진돗개' 독종 감독도 어찌할 수 없었던 셈.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끝까지 믿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고 결국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FIFA랭킹 47위)은 이날 새벽 남아공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20위)와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동시에 진행된 같은 조 경기서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2-0 승리를 거둠에 따라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전반 12분 칼루 우체(알메이라)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8분 이정수(가시마)가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4분 박주영(모나코)의 역전골로 2-1로 앞섰지만 후반 24분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튼)에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4)로 아르헨티나(3승, 승점9)에 이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각각 1승2패(승점3)와 1무2패(승점1)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올랐고 원정 대회 첫 조별리그 통과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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