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쾌거를 이룬 한국 축구 대표팀에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화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7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3차전 나이지리아(20위)와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승점4, 골득실-1)로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올랐고, 원정 대회 첫 조별리그 통과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서 허정무 감독은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는 데 해외파 선수들의 경기력이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병역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꼭 우리에게 우대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융통성을 발휘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움직임 또한 무척 적극적이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16강 진출이 결정된 뒤 한국 취재진에 "우리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치른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 협회가 더 지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2∼3일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중연 회장은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병역문제다. 국내에서 16강 진출을 이뤘을 때 선수들에게 병역 특례를 줬다. (월드컵 16강은) 해외에서는 더 어려운 일이다. 병역 특례가 관철됐으면 하는 것이 선수들의 마음”이면서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실제로 정부는 4강까지 올랐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선수들에게 16강 진출의 공로로 병역 특례를 준 바 있다. 그러나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월드컵 16강에 대한 특례는 사라졌다.
이러한 축구계의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형평성이다. 특히 야구 대표팀의 경우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했으나 병역 특례를 받지 못했다.
이중 혜택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온 국민이 응원해주고, 포상금 받고, 자신의 몸값도 올라가는데 거기다가 병역면제까지 주는 건 말이 안된다”며 축구계를 비난했다.
법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법적 안정성이란 법이 존재하기 위한 일정한 질서를 의미하는 말로 법에 의해 보호되는 사회생활의 안정성을 뜻한다. 이 때문에 “간신히 16강 진출했다는 것에 대해 병역 특례를 줘야한다는 규정이 있는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런 식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열을 올리는 네티즌들도 있다.
한편 이날 승리로 조 2위를 확정지은 한국은 A조 1위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경기는 오는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rosec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