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 좌타자 1~2명을 막아준다면 고마운 일이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22일) 잠실 삼성전서 프로 데뷔 첫 홀드를 따내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인 좌완 정대현(19)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3일 삼성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덕아웃에서 정대현의 투입 시점에 대해 "이미 5-5로 맞선 6회초 선발 임태훈 다음 순번으로 정대현을 대기시켜 놓은 상황이었다. 6회말 공격에서 다행히 3점이 되었고 그래서 정대현이 3점 차 상황에 등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대현은 7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좌완 정대현은 구위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배짱투가 돋보이는 신예다. 입단 당시 '부상 우려가 있는 투구폼'이라는 코칭스태프의 평에 약간의 수정 과정을 거쳤고 지난 1일 1군에 등록되었다.
올 시즌 정대현의 1군 성적은 8경기 1홀드 평균 자책점 3.38.(22일 현재) 8이닝 동안 사사구 3개를 내주기는 했으나 볼을 연발해서 던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며 지난해 지승민의 역할을 하는 중이다. 2군에서 최고 145km의 공을 던지기도 했으나 1군 등록 이후에는 구속 향상보다 코너워크 제구에 힘쓰고 있다.
정대현에 대해 김 감독은 "어린 나이에 비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은 갖춘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잠수함 이재학과 함께 1군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첫 1군 등록 때는 얼떨떨한 표정을 숨기지 않던 선수 본인 또한 점차 여유로운 표정을 자주 짓고 있다.
직구 구속이 2군 시절에 비해 떨어진 데 대해서도 김 감독은 "누누이 강조하듯 투수는 구속이 아니라 제구력을 바탕으로 좋은 로케이션 투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제구는 물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볼배합 능력으로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뜻.
뒤이어 김 감독은 "원포인트 릴리프 부재 상황에서 (정)대현이가 좌타자 1~2명 정도 중요한 순간 잘 막아준다면 고마운 일이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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