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비판’ 테리, 화해의 공수 활약 빛났다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6.24 00: 58

불화설로 입방아에 올랐던 존 테리(첼시)가 적극적인 활약 속에 팀의 16강행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파비오 카펠로 감독 역시 개인적인 감정을 뒤로하고 테리를 기용해 화해무드를 조성했다.
잉글랜드(FIFA 랭킹 8위)는 24일(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슬로베니아(25위)와 2010 남아공월드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카펠로 감독은 최근 불협화음을 보인 테리를 중앙 수비수 자리에 앉혔다. 이는 감독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제이미 캐러거(리버풀)가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었다.

테리는 지난 19일 알제리전 직후 언론에 "상대의 기분을 해치더라도 무언가 이상하면 감독과 토론을 주고 받아야 한다. 서로 정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카펠로 감독을 직접 겨냥해 비판한 바 있다.
카펠로 감독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영국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대체 왜 나를 엮어서 이야기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어제 테리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신문을 통해 접했다. 이는 너무도 큰 실수"라고 테리를 강하게 질타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흐르자 테리는 “감독과 선수를 이간질시키려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비쳤다면 사과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테리는 이날 경기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감독과 자국 축구 팬들의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21분 그는 상대 선수의 저돌적인 돌파를 태클로 막아내며 위기상황을 모면했다. 즐라탄 류비얀키치(KAA 헨트)가 잉글랜드 진영 골대 바로 앞까지 골을 몰고 와 슈팅하려는 순간 테리가 이를 엔드라인 바깥으로 차내면서 골 기회를 차단하기도 했다.
그의 최고 활약은 후반 22분에 나왔다. 즐라트코 데디치(VFL 보쿰)가 헤딩으로 떨군 공을 밀리보예 노바코비치(FC 쾰른)가 받아 완벽한 슈팅을 때렸지만 테리의 적극 수비에 막혔다.  방심했다면 실점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비 외에도 테리는 오버래핑에 적극 관여하는 등 공수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전반 18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이어받아 헤딩슛을 날렸다. 비록 골대 왼편으로 벗어났지만 스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어낸 멋진 장면이었다.
한편 이날 승리로 조 2위를 확정지은 잉글랜드는 D조 2위와 오는 27일 밤 11시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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