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 운명 들었다놨다한 '미국의 장난?'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6.24 01: 27

고작 2분이었다. 잉글랜드전 석패에도 불구하고 첫 16강 진출에 감격하던 슬로베니아가 탈락의 눈물을 흘리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슬로베니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C조 3차전 잉글랜드전 0-1 패배로 조별리그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두 경기에서 1승 1무로 C조 선두로 올라섰던 슬로베니아이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혼전으로 흘렀던 C조에서 슬로베니아의 선전은 그만큼 돋보였다.

슬로베니아의 가슴이 더욱 아팠던 것은 반대편의 미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0-0으로 진행되면서 C조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는 것. 슬로베니아가 0-1로 끌려가면서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였다.
슬로베니아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때 경기에 진 선수들답지 않게 실망이 아닌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불과 2분 만에 탈락의 눈물로 바뀌고 말았다.
미국이 추가시간에 랜든 도너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극적으로 승리해 C조 1위로 16강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C조 2위가 됐고 슬로베니아는 승점 1점 차이로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의 도전은 조별리그 탈락에 불과해도 충분히 존중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 독립한 뒤 축구 약소국으로 전락하기도 했던 슬로베니아가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서다. 슬로베니아의 다음 월드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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