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이변이 일어났다. 월드컵의 '영원한 강자'로 분류되는 디펜딩 챔프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이번 월드컵을 마감했다. 처녀 출전한 슬로바키아가 디펜딩 챔프 이탈리아를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하며 F조 2위로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이탈리아(FIFA랭킹 6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월드컵 F조 3차전 슬로바키아(FIFA랭킹 34위)와 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슬로바키아는 로베르트 비텍이 전반 24분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28분 함식의 땅볼 크로스를 골문안에 절묘하게 찔러 넣는 추가골과 후반 43분 코프네프가 쐐기골을 집어 넣으며 월드컵 첫 승의 기쁨과 승점 3점을 챙기며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단박에 무너뜨렸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차전과 2차전서 파라과이와 뉴질랜드에 1-1로 비긴 데 이어 16강행 승부수를 띄웠던 3차전 슬로바키아와 경기에서는 2-3으로 패하며 2무 1패로 F조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 이탈리아를 울린 비텍의 선제골
이탈리아는 스리톱으로 페페, 이아퀸타, 다 나탈레가 출격하는 4-3-3 전술을 선택했고, 슬로바키아는 엔드리섹이 원톱으로 나서고, 비텍이 뒤를 받쳐주는 4-4-1-1로 맞섰다.
전반 초반부터 움직임이 둔한 이탈리아에 비해 강한 압박으로 나선 슬로바키아가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보이며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중원싸움이 승부의 균형을 깼다. 전반 24분 비텍이 쿠카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오른쪽 중앙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제골을 집어넣은 슬로바키아는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파울로 슬로바키아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할 정도. 슬로바키아의 파상공세가 계속이어지며 1-0으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 드디어 나선 피를로, 그러나 다시 터진 슬로바키아 골 폭풍
벼랑 끝에 몰린 이탈리아는 1, 2차전서 출전시키지 않은 피를로를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경기의 주도권은 함식을 중심으로 중원싸움에서 우세를 보인 슬로바키아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가투소 대신 교체 투입된 콸리아렐라가 결정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때리지만 아쉽게도 슈크르텔의 몸에 맞으며 0-1로 끌려갔다.
한 번의 위기를 넘긴 슬로바키아는 후반 28분 다시 한 번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무너뜨렸다. 후반 28분 함식이 오른쪽 골라인에서 땅볼로 찌른 크로스를 비텍이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2-0 으로 점수를 더욱 벌렸다. 비텍은 이날 2골을 작렬시키며 슬로바키아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올랐다.
끌려가던 이탈리아는 후반 35분 디 나탈레가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후반 40분 콸리아렐라의 슛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받았다.
오히려 슬로바키아는 후반 43분 코프네프가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쐐기골을 집어넣었다.
이탈리아는 추가시간에 콸리아렐라가 오른쪽 중앙에서 기막힌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2-3 펠레스코어를 만들었지만 더 이상 추격에 실패하며 아쉽게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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