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는 '마구'라는 별명이 거짓이었을까.
일본 대표팀의 혼다 게이스케(24, CSKA 모스크바)와 엔도 야스히토(30, 감바 오사카)가 놀라운 프리킥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루스텐버그 로얄 바포켕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E조 3차전 일본과 덴마크전(3-1 일본 승)이 그 무대.

이날 일본은 비겨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고전이 예상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질 뿐만 아니라 덴마크의 장신 공격수에 수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혼다와 엔도의 힘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호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혼다는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트렸고 엔도는 전반 30분 승부에 쇄기를 박는 추가골을 뽑아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득점이 직접 프리킥으로 이뤄졌다는 것. 이번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는 기괴한 움직임으로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을 성공시킨 것은 단 두 명.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와 한국의 박주영이 전부였다. 우체의 슈팅이 수비수에 시선이 가린 결과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박주영 하나였다.
그러나 혼다와 엔도에게 자블라니는 평범한 공에 불과했다. 혼다는 프리킥의 진수라는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였고 엔도는 감아차는 프리킥으로 덴마크를 농락한 것. 덴마크의 장신 수비벽도 토마스 쇠렌손 골키퍼의 선방도 소용이 없었다.
이들의 프리킥을 지켜본 박문성 해설위원은 "일본이 프리킥을 열심히 준비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면서 감탄을 숨기지 못했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