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박지성•기성용).
한일 양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이 23일(이하 한국시간)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일본도 이틀 만에 덴마크를 3-1로 꺾고 16강 진출의 꿈을 이룬 것.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한 것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당시 한국은 4강 신화를 달성했고 일본도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지만 개최국의 이점을 누린 결과라는 폄훼를 받았다.

그런 면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의 한일 동반 16강 진출은 반갑다. 적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그 누구도 한국과 일본의 저력을 의심할 수 없게 됐기에 그렇다.
또 다른 이유에서도 동반 16강 진출은 반갑다. 바로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어서다. 그 동안 유럽과 남미는 실력에 비해 4.5장의 아시아 쿼터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설파해왔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아시아 4개 팀이 조별리그에 모두 탈락한 것이 그 근거였다.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졌다면 오는 12월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이들의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호주와 북한의 조별리그 탈락이 일찌감치 결정됐기에 불가능한 결과는 아니었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박지성과 기성용이 "일본도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이 그저 립서비스가 아니었던 셈이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