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순은 충무로에서도 가장 작품을 활발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하는 배우이다. 영화 ‘남극일기’ ‘러브토크’ ‘세븐데이즈’ ‘작전’ ‘우리집에 왜 왔니’ ‘10억’ 등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올해는 영화 ‘맨발의 꿈’과 ‘혈투’,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늘 조금의 여유도 두지 않고 바로 다음 작품에 돌입하는 박희순. 41살 그, 이제 일도 연기도 좋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박희순에게 친한 동료인 유해진 임원희 모두 열애 중인데 언제 여자 친구를 만나 결혼을 할 계획인지 물었다.
“그들도 뭐 아직 결혼은 못했다(웃음)”며 “결혼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항시 ‘내년 가을’이라고 말한다. 그 해에 일을 추진하기는 너무 촉박하니까”라고 너스레를 떤다.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자 “이번 영화 ‘맨발의 꿈’을 개봉 시켜 놓고 홍보를 다 끝낸 다음에 연애를 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바로 연애 돌입이라니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했다. “다 조사는 해 뒀다”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 듯 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상형으로는 밝고 웃음코드도 통하는 그런 사이가 좋다고.

-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가 많다. 송강호 설경구 등등. 박희순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팔다리가 가늘고 눈이 크기 때문에 여린 캐릭터를 할 수 있다. 그 분들은 센 것을 잘 하는 입장이지만 저는 여리고 가냘 퍼 보이는 것이 팔다리가 가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게 차별성이다(웃음).
-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폭발적이다. 극중에서 동티모르 아이들의 축구 경기에 신이 나서 몰입하고 다른 한편 그들의 어려운 현실에 가슴 찡한 아픔, 그리고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
▲무대인사에 가서 관객 반응 보는데 영화를 보면서 박수치고 소리치고 너무 좋아한다. 골이 들어가면 극장에서 박수를 친다. 그걸 보면서 우리 관객들도 순수하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에 동화가 돼서 아이들하고 함께 호흡을 하고 약자인 아이들을 응원하고 그게 아직도 우리 관객은 순수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감동 드라마’가 되는 이유는 우리 관객들이 순수하다는 이야기라고 본다.
-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경찰서 신이라든지 공항에서 아이들과 헤어지는 모습은 실제 거의 똑같이 가슴이 아팠다. 실제 장난꾸러기인 악동들이 히로시마 갔다가 한국 왔다가 자기 나라 가는데 그 악동들이 울려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경찰서 신에서는 장난을 치고 울지 않았던 아이들이 실제로 헤어지는 공항에서는 울고 난리도 아니었다. 말 잘 듣는 아이들은 울지 알았는데 악동들이 대성통곡을 하며 우는데 너무 가슴이 찢어졌다.

- 월드컵 시즌이라서 극장가에 사람이 줄고 있다. 영화 흥행은.
▲항상 몰랐지만 이번에는 특히 모르겠는 게 월드컵이 우리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진짜 모르겠다. 계속 경기가 이어지는 게 좋은 건지 안 이어지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 ‘맨발의 꿈’은 월드컵이랑 상관없이 휴먼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의 어느 계절에 어느 시기에 개봉을 해도 별 상관은 없다고 생각을 한다. 우연치 않게 월드컵 기간에 개봉을 하게 됐는데 서로가 윈윈이 됐으면 좋겠다.
- 로맨틱 코미디를 찍고 싶다고 했다. 누구랑 찍고 싶은지.
▲노소를 불문하고 로맨틱 코미디를 한편 하고 싶다. 그 동안 속 터지는 멜로만 했다. 멜로 영화를 하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게 찍었다. 힘들게 사랑하는 영화로 촬영하기도 쉽지 않았다. 안타까운 사랑, 답답한 사랑을 했었는데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가 됐든 미친 멜로가 됐든 시원한 사랑을 하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 연기하는 게 꿈이며 포부며 생활이며 그렇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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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