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패한 데다 투수 소모도가 결코 적지 않은 경기였다. 삼성과의 3연전서 1승 후 2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25일 KIA전 선발로 나서는 홍상삼(20)의 책임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두산은 지난 24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끝에 3-5로 패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정재훈-고창성-이용찬 승리 계투를 모두 투입한 동시에 최근 좌완 릴리프로 활약 중인 신인 정대현까지 등판시켰다. 결과적으로 승리 카드를 패한 경기에서 모두 꺼내든 것.

이는 김경문 감독이 싫어하는 경기 패턴 중 하나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졌지만 좋은 경기였다"라고 이야기했으나 다음 경기까지 생각하면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
"차라리 큰 점수 차로 지게 되면 오히려 투수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박빙으로 끌려가는 경기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다. 결과가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만큼 이기는 경기에 나오는 투수들을 투입해야 되는데 그 과정 끝에 패하면 허탈하게 마련이다".
결국 승리 계투를 모두 투입한 경기는 그 다음 경기에 나서는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겨준다. 더욱이 두산은 24일까지 시즌 전적 38승 1무 30패(2위)로 선두 SK(47승 22패)와 9경기 차까지 벌어진 상황. 3위(36승 1무 34패) 삼성과 3경기 차에 불과한 만큼 25일 선발로 나서는 홍상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올 시즌 KIA전 1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홍상삼의 지난해 KIA전 성적은 4경기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13이닝 동안 탈삼진 13개를 기록했으나 사사구 9개와 피안타율 3할8리로 제구 면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선발로 9승을 따내며 가능성을 비춘 홍상삼이지만 KIA전에서는 큰 재미를 못 본 것이 사실.
게다가 지난해 만큼의 묵직한 직구구위를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점 중 하나. 최고 151km에 달하는 빠른 직구에 떨어지는 각이 좋은 포크볼을 자신있게 던지던 홍상삼이지만 올 시즌에는 제구력이 크게 보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구 구속마저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이 1승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8.13에 그치는 가장 큰 이유.
5선발 후보로 시즌 전부터 준비했던 홍상삼이지만 시즌 초 부진으로 인해 스스로 마음 고생도 심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스스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그는 다시 롱릴리프-맘업맨으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이재우-이현승의 부상 공백으로 고전 중인 투수진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홍상삼의 KIA전 호투는 더욱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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