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구하는 일이 그야말로 전쟁이다. 하늘 높이 치솟은 전셋값과 턱 없이 부족한 전세 물량으로 초기 자금이 넉넉지 못한 예비부부들은 자금난, 주택 부족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주택 매매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서울, 경기권 일대의 재건축, 뉴타운 이주 수요까지 당분간 전세난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서 대출액을 늘려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섣부른 시도는 자칫 자산 증식이 가장 왕성한 신혼기를 빚 청산으로 낭비하는 시기로 만들 수 있다.
주택 마련 자금을 나눠 제안한다면 1억~1억5000만원 미만의 자금을 가진 부부에게는 구입보다 전세를 추천한다. 문제는 1억5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가진 예비부부. 전세로 살자니 아쉽고 대출을 받기에는 상환이 두렵다. 신혼부부의 적절한 대출 금액은 주택 구입 자금의 40~50%를 넘지 않는 범위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월급여의 30%보다 적어야 한다. 즉 월 급여가 200만원이라면 매달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비용이 월급여의 30%인 60만원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매입을 노려볼만 하다. 하지만 자격 미달일 경우 전세로 거주하다가 종자돈을 충분히 확보한 뒤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주택자를 위한 보금자리 주택은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해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 그중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신혼부부들에게 유리한 공급 유형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청약 저축에 가입한 후 6개월이 경과되면 청약 자격이 즉시 부여되므로 하루라도 빨리 만드는 것이 좋다. 꾸준히 청약 납입액을 늘리고 지역 우선 공급 비율을 확인해 분양을 원하는 곳(시, 도 각각 1년, 6개월 이상)에 전세로 살며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다. 또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는 주변 전세의 80% 가격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어 신혼부부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이브닝신문=최진곤 투자자문팀장(투모컨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