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 정대세(26,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조국통일 티셔츠'는 끝내 볼 수 없었다.
정대세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북한이 1-2로 아쉽게 패하자 21일 두 번째 경기인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과 북이 함께 월드컵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골을 넣으면 특별한 골 뒤풀이를 펼쳐 보이겠다"며 "유니폼 안에 '조국통일' 혹은 조선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전에 0-7로 대패하면서 골 세리머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2패를 기록한 북한의 16강 탈락이 확정되면서 정대세에게는 코트디부아르전이 유일한 기회로 남았다.

정대세는 26일 새벽 넬스푸르트 음봄벨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월드컵 코트디부아르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도 준비한 티셔츠를 세계에 보일 수 없었다. 0-3으로 완패, 이번 대회를 마감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대세는 경기 초반 코트디부아르의 거센 공격에 이렇다할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8분 첫 슈팅 기회를 잡은 정대세는 4분 뒤에도 코트디부아르 문전을 위협했지만 슛을 만들지는 못했다.
특히 후반 35분에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잡기도 했다. 상대 콜로 투레의 호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였다. 이후 초반 맹렬했던 기세도 차츰 체력적으로 부침을 보이며 둔해졌다.
정대세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주목받은 골잡이였다. 재일한국인 2세면서도 북한 대표팀으로 인공기를 달고 출전, 한반도의 분단 아픔을 전 세계에 알렸다.
더구나 브라질전에서는 민족과 국적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만드는 눈물을 펑펑 쏟아 내기도 했다.
과연 정대세의 '조국통일' 티셔츠는 어떤 모양일까. 4년 후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 지 공개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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