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프랑스 대표팀에서 외로웠다"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6.26 09: 22

"나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외로웠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33, 바르셀로나)가 꺼낸 이야기다.
대표팀 내분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프랑스의 속사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앙리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의 '카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던 배경과 니콜라 아넬카의 퇴출로 일어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 앙리, "나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외로웠다"
앙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선수다. 비록 지네딘 지단처럼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명성만큼은 그에 못지 않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앙리는 초라했다. 대표팀 동료들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는 기대할 수 없었고 자신의 장기인 감각적인 슈팅은 헛발질로 끝났다.
앙리는 그 이유를 대표팀 내에서 고립된 자신의 상황에서 찾았다. 앙리는 "나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외로웠다"면서 "전과 달리 선수들은 나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내 자존심은 상처를 받았다. 동료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 대표팀에서 쫓겨난 아넬카
프랑스가 내분으로 무너진 결정적인 계기는 역시 니콜라 아넬카.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마찰을 벌인 아넬카는 이 사실을 알린 프랑스 언론과 프랑스 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대회 도중 대표팀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이 사실에 격분한 프랑스 선수들은 훈련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중재를 제의할 정도였다.
앙리는 이 사태에 대해 "정상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앙리는 "아넬카 사건이 프랑스를 무너뜨린 문제였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히 문제는 있었다. 올바른 방법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랑스의 상황이 정상이 아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 사르코지 대통령의 중재
앙리는 프랑스 선수들의 훈련 거부나 사르코지 대통령의 중재도 '프랑스를 살리기에는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라는 것. 아넬카가 이미 프랑스로 돌아간 상황에서 해결책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앙리는 "버스가 지나간 뒤에 결정이 내려졌고 그 어떤 사람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선수들도 아넬카가 프랑스로 떠난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앙리는 "우리는 아넬카를 프랑스로 돌려보내면 안됐다. 그러나 나는 대표팀에서 외로웠고 방법이 없었다. 뒤늦게 방법을 찾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결과는 실패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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