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바로, “이탈리아 축구는 구조적인 위기”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6.26 10: 13

지난 대회 우승국,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팀이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단 한 차례 승리도 따내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로 이름 높던 ‘카테나초’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조 꼴찌로 월드컵을 마감한 이탈리아의 이야기다.
이탈리아(FIFA 랭킹 5위)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슬로바키아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3전 2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이탈리아 노장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37, 유벤투스)가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월드컵은 우리의 축구 역사에 있어 블랙 페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가 2006년에 거둔 성과까지 지울 수 있는 건 아니다”며 “16강 탈락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후 눈물을 흘렸다고 밝힌 칸나바로는 “(이러한 사실이) 부끄럽지 않다”면서 “이탈리아 국민들이 이번 월드컵에 많은 기대를 해줬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로 인해) 선수들이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최악의 결과를 거둔 원인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 때처럼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 키우는 대신 기존 멤버들로만 (선수단을) 꾸렸다”며 “이는 국가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클럽 전체의 문제다.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구조적인 위기를 반추할 필요가 있다. EU나 UEFA도 마찬가지다.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 팀이 얼마나 고전했고, 남미가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뒀는지 봐야 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월드컵은 유럽 약세, 남미 강세 현상이 유독 강했던 게 특징이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프랑스, 그리스,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덴마크, 스위스 등 13개 유럽 국가 중 7팀이 짐을 쌌다.
반면 남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 등 본선 출전국 모두 16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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