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 아쉬움 컸던 첫 월드컵 경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6.27 01: 36

한국 대표팀(FIFA 랭킹 47위)의 8강 좌절의 아쉬움은 골키퍼 정성룡(25, 성남)에게 더 없이 컸다.
정성룡이 문전을 지킨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16위)와 경기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를 지배했지만 결과에서 지고 말았다.

이날 패배는 월드컵 첫 출전에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찬 정성룡에게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정성룡은 전반 8분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포를란이 올린 크로스가 수비 뒷공간에 도사리고 있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연결됐고 슛 찬스를 내주고 말았다. 한 순간 수비 공간이 무너졌고 이를 메워야 하는 정성룡이 주춤거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종 수비수로서 후방 수비라인을 지휘해야 하는 정성룡이었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점이었다. 공을 향해 나와야 할지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팠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후반 23분 이청용의 헤딩슛으로 균형을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후 정성룡은 안정된 모습이었다. 포를란의 프리킥이 직접 골문을 향해 온 것을 안전하게 잡아냈나 하면 왼쪽 오프사이드 수비진을 뚫은 수아레스가 GA 부근까지 쇄도해 들어와 날린 슛을 펀칭으로 쳐내기도 했다.
특히 수아레스를 향해 달려나오다 뒤로 물러서는 짧은 순간의 판단력은 선제골을 내준 실수에서 배운 학습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승부를 결정한 후반 35분 수아레스에게 허용한 골은 정성룡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수비진이 공간을 허용한 순간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감아찬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 버렸다. 슬라이딩을 하면서 손을 쭉 뻗어봤지만 할 수 없었다.
첫 선제골을 내준 것이 그래서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정성룡은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그리스전(2-0 승리)에서 무실점으로 월드컵 데뷔전을 장식, 16강행 시나리오를 무사히 작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정성룡은 앞으로도 수없이 국가대표 문전을 지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8강행 좌절은 정성룡에게 더 큰 활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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