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34, 다롄)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이 '출전 시간 0분'이라는 진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47위)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16위)와 경기에서 1-2로 석패했다.
한국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이후 8년 만에 8강 진출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안정환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채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34살이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끝난 셈이다.

당초 안정환은 1년 8개월 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금 가슴에 새긴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 45분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허정무 감독의 슈퍼서브 1순위로 낙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안정환은 지난 5월 하순 일본 원정에서 허리에 담이 생겨 훈련량이 부족했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치른 벨라루스, 스페인전에서 각각 45분, 25분을 소화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이승렬(서울), 이동국(전북)과 경쟁에서 열세에 처했다.
이승렬과 이동국은 각각 그리스, 아르헨티나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안정환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더 이상 꿈의 무대 출전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정무 감독은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안정환의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결장했으며,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 총 10경기에 출전해 미국 이탈리아 토고를 상대로 1골씩 넣은 값진 경험으로 우루과이전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다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필드를 밟지 못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며 축구화 끈을 고쳐맸던 안정환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은 진한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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