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서 외면당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31)이 끝내 한풀이에 실패했다.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12년을 기다린 월드컵이었지만 야속하게도 신은 이동국의 '비상'을 용납하지 않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서 처음으로 무대에 선 이동국은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한국 축구의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그로 부터 4년 뒤 이동국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2002년 한일월드컵서 그는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며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4년을 기다린 2006년 독일 월드컵. 그러나 신은 또 한 번 이동국을 외면했다. 대회 직전 불의의 무릎 부상은 이동국에게 월드컵 출전 기회를 뺏아갔다.

우리나이로 서른 두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라고 할 수 있는 2010 남아공 월드컵서도 부상의 악령은 또 다시 그의 앞길을 막으려고 했다. 대회 직전인 지난달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에 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당했던 것.
또 다시 찾아온 위기 상황서도 이동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전략적, 전술적으로 나서야 하는 순간에 나한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2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16위)와 경기에서 후반 16분 김재성과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8강 길목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지만 그의 '승부수'는 끝내 통하지 않았다.
후반 41분 골키퍼 1대1로 맞섰고 회심의 오른발 슛을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막혀 무위에 그쳤고 결국 12년 만의 월드컵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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