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가 다시한 번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기회를 얻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은 극장가에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미쳤다. 한국전이 펼쳐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한국이 그리스, 아르헨티나와 경기하던 날은 절반 가량이, 8강행 티켓을 두고 한국 대 우루과이 전이 열렸던 26일은 30여만명이 감소했다.

물론 스크린을 보며 응원을 하러 영화관 티켓을 사는 새로운 문화 덕에 극장가 전체 수입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월드컵 중에 개봉하거나 상영되는 영화 관계자들은 가슴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월드컵 8강 진출 실패는 영화 관계자들을 포함한 전 국민을 아쉽게 하는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영화 관계자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 상황이다. 더욱이 너무나 잘 싸워준 태극전사들이기에, 아쉬운 마음은 배가 된다. 극장가는 이런 허전한 대중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최고의 오락거리다.

실제로 한 영화 관계자는 "2002년에도 월드컵이 끝나자 함께 응원을 나갔던 가족들, 친구들이 갈 곳을 찾아 극장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축제 분위기가 끝나면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다른 대용물을 찾는다. 영화가 월드컵 8강 진출이 좌절된 허전한 마음을 달래 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어떤 영화가 그 수혜를 입을 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아쉽고 답답한 마음을 단번에 날려버릴 시원한 오락 영화가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탐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주연 할리우드 영화 '나잇&데이'가 그 면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13억원이 투입된 대작 전쟁영화 '포화속으로'와 여전히 흥행세를 유지 중인 19금 사극영화 '방자전'이 한국영화 쌍끌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박휘순이 주연으로 출연한 축구 소재 감동 휴먼영화 '맨발의 꿈'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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