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파드 골 '오심' , 44년 전 서독-잉글랜드전과 정반대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6.28 00: 24

"주심이 골이라고 하고, 부심이 골이라고 하면 그것은 골이다"(재키 찰튼).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서독과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는 2-2로 맞선 상황에서 연장 10분 제프 허스트(69)가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바로 밑으로 떨어진 뒤 밖으로 튕겨나왔다.
 

스위스인 데인스트 주심은 소련인 바프라모프 심과 협의해 골로 인정했다. 독일은 결코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이 상황은 훗날 영국 옥스퍼드대학 공대팀의 연구에 의해 '노골'로 확인됐으나 잉글랜드는 허스트의 결승골로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품에 안았다.
흘러간 옛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44년이 흐른 이 시점에서 운명의 마주침처럼 두 팀의 맞대결에서 같은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와 독일의 8강전이 그 무대다.
이날 독일이 미로슬라프 클로제(32, 바이에른 뮌헨)와 루카스 포돌스키(25, 쾰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앞서던 상황서 오심이 발생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37분 매튜 업슨(3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 헤딩으로 만회골을 넣은 뒤 불과 1분 만에 프랑크 람파드(32, 첼시)가 동점골을 넣었지만 심판이 노골로 판정한 것.
람파드가 날린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린 뒤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 떨어진 뒤 밖으로 튕겨나왔지만 주심은 득점은 인정하지 않았다.
 
44년 전과 흡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당시 서독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잉글랜드는 의기양양했지만 이번에는 처지가 뒤바뀌었다.
잉글랜드가 더욱 안타까운 까닭은 이번 상황이 득점으로 인정될 수도 있었다는 데 있다. 2007년 미셸 플라티니(55)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제안한 바 있는 6인 심판제가 이번 월드컵에 도입됐다면 이런 오심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가 제도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이런 의도는 무산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오심이 속출하자 FIFA가 그 동안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나서고 있는 것. 지난 27일 영국의 'BBC'의 보도에 따르면 FIFA는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 부심 2명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더 이상 승부를 가리는 것은 오심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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