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15회 연속 8강...세대 교체가 원동력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6.28 01: 02

"독일의 세대 교체가 인상적입니다"(차범근 SBS 해설위원).
미하엘 발락(34, 레버쿠젠)도 로베르트 엔케(향년 33세)도 없었지만 '전차군단'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독일이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4-1로 완파했다.

이로써 독일은 첫 우승을 차지한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15회 연속 8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뤄냈다. 비록 우승은 세 번으로 브라질 이탈리아보다 적지만 단기 토너먼트의 강자라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인 브라질(5회)도 16강에 그친 경우가 세 번(1934년, 1966년, 1990년)이나 되기에 더욱 그렇다.
이날 독일의 대승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잉글랜드도 최상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독일 역시 조별리그에서 세르비아에 0-1로 무너진 바 있어 팽팽한 맞대결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두 팀의 치열한 라이벌 의식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이런 예상은 가볍게 무너졌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2, 바이에른 뮌헨)가 포문을 연 뒤 루카스 포돌스키(25, 쾰른)와 토마스 뮐러(21, 바이에른 뮌헨)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것.
전반 38분 잉글랜드가 2-1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프랑크 람파드(32, 첼시)의 동점골이 오심으로 노골로 선언되는 행운도 따랐지만 독일의 일방적인 우세는 분명했다.
그리고 그 우세를 이끈 것은 바로 독일의 세대 교체였다. 바로 이번 월드컵의 떠오르는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메수트 외질(22, 베르더 브레멘)을 비롯해 뮐러와 마누엘 노이어(24, 샬케04) 등 어린 선수들의 힘이 뚜렷했다.
호주와 개막전에서 4-0 대승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던 외질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잉글랜드의 수비를 유린했고 뮐러는 포돌스키의 선제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2골을 터트리는 수훈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으로 올라선 노이어 골키퍼도 클로제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독일은 악재가 많았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전차군단을 이끌어던 발락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뿐만 아니라 엔케 골키퍼가 자살하는 사고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독일에 대해 강호이지만 우승 후보는 아니라는 인식도 많았다.
그러나 독일은 이런 위기를 완벽한 세대 교체로 극복해냈다. 잉글랜드전에서 독일 베스트 11의 평균 연령은 25.3세에 불과했다. 과거 출전 선수들의 연령이 높다는 이유로 녹슨 전차로 비웃음을 사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이번 월드컵에서 전차군단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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