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의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기록되는 것일까. 아르헨티나가 또 한 번 오심 행운에 힘입어 8강행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카를로스 테베스(26, 맨체스터 시티)와 곤살로 이과인(23, 레알 마드리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8강에 진출해 오는 7월 3일 밤 11시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역시 오심 덕에 잉글랜드를 4-1로 대파한 독일과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이날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대결은 모순 그 자체였다. 아르헨티나가 테베스와 이과인 그리고 리오넬 메시(23, 바르셀로나)를 앞세워 공격 축구를 펼쳤다면 멕시코는 라파엘 마르케스(31,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에 이은 역습을 준비했다.
멕시코는 전반 8분 카를로스 살시도(30, PSV 아인트호벤)의 호쾌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계산이 무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28분 테베스가 메시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것.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심판은 득점을 인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얻은 세 번째 오심 득점이었다.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불과 6분 만에 리카르도 오소리오의 실책을 틈타 이과인이 한 골을 추가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과인은 이번 대회에서 4골을 기록해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당황한 멕시코는 전반 45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날카로운 쇄도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세르히오 로메로(22, AZ 알크마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서도 아르헨티나의 우세는 여전했다. 후반 7분 테베스가 묵직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한 골을 추가한 것.
멕시코도 파블로 바레라(23, 우남 푸마스)와 기예르모 프랑코(34,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잇달아 투입하면서 반격을 꾀했다.
후반 16분 살시도의 중거리 슈팅과 후반 17분 에르난데스의 헤딩 시도는 멕시코의 분위기가 살아남을 증명했다. 그리고 후반 26분 에르난데스가 소중한 만회골을 터트리면서 멕시코는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대응도 민첩했다. 호나스 구티에레스(27,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하비에르 파스토레(21, 팔레르모)를 출전시켜 수비를 강화한 아르헨티나는 위험 지역을 철저히 방비하면서 멕시코의 공세를 저지했다.
결국 멕시코는 더 이상의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고 아르헨티나도 메시의 마지막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경기는 큰 변화없이 마감됐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16강전에서도 1-2로 아르헨티나에 패했던 멕시코가 또 한 번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었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