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미드필더 프랑크 람파드(32, 첼시)가 유독 축구만 첨단 기술을 외면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축구는 비디오 판독을 비롯해 스마트볼 등 새로운 기술 도입과 거리를 두고 있다.
람파드는 축구도 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람파드가 축구에 변화를 촉구하는 까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독일(1-4 패)과 경기에서 겪은 오심 때문이다.
람파드는 전반 38분 1-2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호쾌한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심판의 외면 속에 소중한 동점골을 도둑맞고 말았다. 람파드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은 판정을 되돌리지 않았다.

람파드는 경기가 끝난 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득점 장면을 다시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시 볼 필요도 없었다"면서 "내가 찬 공이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분명히 봤다"고 말했다.
이어 람파드는 "명백한 득점을 인정하지 않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왜 여기서 우리가 8강 진출에 실패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은 뒤 "만약 2-2로 후반전을 맞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람파드는 이번 오심이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서독과 결승전에서 일어난 일이 44년 만에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2005년 처음 도입이 제기됐던 스마트볼이 적용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스마트볼은 공에 전자칩을 설치해 득점 여부를 가리는 시스템이다.
람파드는 "스마트볼을 도입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논의할 때 경기 진행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났 듯 이 부분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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