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6강 까지는 좋았었지… 후유증 골머리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06.29 08: 38

2010 남아공월드컵 단독 중계에 나선 SBS는 비록 한국이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처음으로 치러진 월드컵 단독 중계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월드컵 이후에 방송될 정규 프로그램들이다.
SBS는 지난 27일을 기점으로 드라마들을 정상적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방송시간이 조금 앞당겨지고, 분량 역시 기존보다 줄었지만 2~3주 만에 돌아온 정규방송에 시청자들은 반색했다.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가 연속성을 가진 만큼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생소함없이 다가가느냐이다. 월드컵이 개막한 11일부터 SBS는 일일드라마 ‘세자매’와 아침드라마 ‘당돌한 여자’ 등을 제외한 주중-주말 드라마를 올스톱시켰다. 첫 월드컵 단독 중계인 만큼 월드컵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때문에 드라마는 직격탄을 맞았다. SBS 드라마가 결방하는 동안 MBC 월화드라마 ‘동이’와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고, 새롭게 막을 연 KBS 1TV 주말드라마 ‘전우’와 MBC 주말드라마 ‘김수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SBS 입장에서는 입이 바싹 마를 수밖에 없다. 흔히 첫 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게 관건인 드라마가 이미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왔음에도 결방으로 인해 다시 추락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는 시청률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동시간대 1위를 달리던 SBS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와 ‘인생은 아름다워’는 결방 전과 비교해 각각 6.5%포인트, 3.5%포인트 하락했다.
28일 정규방송된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와 ‘커피하우스’ 역시 마찬가지. 첫 방송 후 상승세를 타 경쟁작인 ‘동이’까지 위협했던 ‘자이언트’는 결방 후 시청률이 12%까지 떨어졌다. ‘커피하우스’의 경우는 더 심하다. ‘커피하우스’는 28일 방송분에서 자체최저시청률인 5.9%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승세를 타던 수목드라마 ‘나쁜남자’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100분간 ‘나쁜남자’ 스페셜을 내보낸 것.
‘나쁜남자’의 경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위를 달리던 ‘제빵왕 김탁구’와 시청률 격차를 1% 내외로 줄였지만, ‘나쁜남자’가 결방하는 동안 ‘제빵왕 김탁구’는 20%대로 훌쩍 달아났다. ‘나쁜남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또한 그 사이 소지섭 김하늘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로드넘버원’이 시작되면서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제 2의 시작을 알린 SBS 드라마들이 2~3주라는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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