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 한방 칼럼] 대한민국 성인 남자라면 누구든 술 먹고 다음날 사우나 신세를 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윗 사람 눈을 피해 점심시간에 잠시 피하는 사람부터 고객과의 미팅을 핑계대고 당당히 빠져나가는 간 큰 사람은 물론, 아예 전날 고객과 짜고 ‘직출’이란 이유를 들고 사우나로 ‘직출’하는 경우까지, 다들 한 번씩은 이러한 경험이 있다.
또한 이렇게 사우나에 들어가 급한 배를 움켜잡고 화장실에서 근심을 풀고 고개를 들었을 때 ‘장 속에 있는 숙변’이란 화장실 문에 붙어 있는 광고판을 적어도 한 번씩은 다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광고판에는 숙변이 건강을 해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는 물론 독소를 만든다는 광고 문구가 그럴 듯하게 쓰여 있다.
어느 날 해독 클리닉을 한 달 동안 받고 있던 환자가 뜬금없이 이 말을 꺼냈다. ‘혹시 화장실에서 본 약을 쓰는 건가요?’ 처음에는 아주 많이(?) 당황했다. 질환이 질환인지라 수많은 뜬금없는(?) 질문을 받아봤지만 개원 4년차에 이런 질문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많이 당황했지만 그래도 건강을 책임지는 한의사인지라 차근차근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물어봤다. 예상대로 대한민국에 상주하고 있는 주변인, 누구든 옆에 한사람 정도 있는 ‘비공인 선수’에게 여러 가지 말을 많이 전해들은 것이었다.
예전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왔던 취재진에게도 전문의가 처방하지 않은 약은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고 얘기도 했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의들의 정확한 진단을 권유했지만 아직은 좀 그런 것 같다. 해독 클리닉을 운영하다보면 질환 자체에 대해 일반인들의 오해가 많아 이런저런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오히려 병을 키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어찌됐건 이런 분들께는 다시 한번 전문의로서 말씀을 드린다. 그 병 치료에 가장 선수는 제대로 전문의를 찾아오는 환자이며, 그 병을 낫게 도와드리는 것은 우리 전문의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전문의들의 권유와 처방은 그 병에서 가장 빨리 탈출하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간곡히 말씀 드린다.
덧붙여 해독클리닉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는 사실 큰 병을 치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속 장기의 건강과 체질 등의 상태를 확인한 후 몸에 쌓여 독소를 만드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장기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몸을 깨끗이 하고 현저히 떨어져 있는 장기 건강을 살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독치료는 체질과 건강을 따로 보지 않고 종합적으로 관찰해 처방이 이뤄진다.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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